“회의 링크 눌렀다가… 순식간에 8만 달러 증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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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 회의 사칭한 암호화폐 해킹 피해 확산

노스캐롤라이나의 한 남성이 화상회의 링크를 클릭한 지 몇 분 만에 암호화폐 계좌에서 8만 달러를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화상회의를 사칭한 해킹 수법이 급증하고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더럼(Durham)에 거주하는 케네스 니콜슨은 자신이 운영하던 암호화폐 투자 관련 유튜브 채널을 통해 한 사용자의 연락을 받았다. 상대는 “새로운 블록체인 기술 협력을 논의하고 싶다”며 여러 차례 메시지를 주고받은 뒤 화상회의를 제안했다. 며칠간의 대화로 신뢰가 쌓이자, 니콜슨은 의심 없이 회의에 참여하기로 했다.

그러나 회의 직전 상대는 “기술적 문제가 발생했다”며 별도의 소프트웨어를 설치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니콜슨은 전달받은 링크를 클릭했는데, 그 순간 맥북 화면에 터미널 창이 뜨며 비밀번호 입력을 요구했다. 그는 “입력하자마자 화면에 알 수 없는 문자들이 빠르게 실행됐고, 그제야 이상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니콜슨은 즉시 와이파이를 끄고 컴퓨터 연결을 모두 해제했지만 이미 늦었다. 잠시 후 로그인했던 모든 암호화폐 계정에서 강제로 로그아웃된 것을 확인했으며, 곧 자산 8만 달러 상당이 인출된 사실을 알게 됐다.

그는 “그동안 암호화폐 투자에는 늘 위험이 따른다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정교한 수법에 당한 것은 처음이었다”며 “한순간의 방심이 전 재산을 잃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니콜슨은 이후 해킹 링크 주소를 다시 확인한 결과, 실제 화상회의 플랫폼이 아닌 ‘.com’ 대신 ‘.co’로 끝나는 가짜 사이트였음을 알게 됐다.

그는 “요즘처럼 바쁜 세상일수록 메시지를 받을 때 한 템포 천천히 대응해야 한다”며 “특히 모르는 사람이 보낸 링크나 파일은 절대 열지 말라”고 경고했다.

사이버 보안 전문가들은 “가짜 회의 초대나 투자 제안은 최신 해킹 수법 중 하나로, 단 한 번의 클릭이 암호화폐 지갑이나 어카운트 전체를 잃게 만들 수 있다”며 “메일과 메시지의 발신 주소를 반드시 확인하고, 공식 사이트를 통해 직접 접속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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