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터도 못켜요”… 올 겨울 난방비 ‘역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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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c chicago

▶ 1,000달러 육박·7.6% 상승
▶ 전국 전력비용 급등 경고
▶ 전기·가스요금 모두 상승
▶ 중·상류층까지 부담 압박

“지난 여름 폭염 때는 에어콘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는데 올해 겨울에도 전력비 부담에 히터 사용이 부담됩니다”

패사디나에 거주하는 한인 정모씨는 치솟는 전력비 부담에 벌써부터 올해 겨울 한파가 걱정이다. 남가주를 비롯, 미 전역에서 본격적인 겨울 한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올해 난방을 위한 전력비 부담이 역대급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월급 등 수입은 그대로인데 식료품 가격 등 모든 생활용품이 오르는데다 겨울 전력비 부담까지 가중되면서 남가주 주민들이 벌써부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남가주는 최근 장마 이후 기온이 급격히 떨어진 상태다.

실제로 업계 전문가들은 전기와 천연가스 요금이 지속적으로 동반 상승하면서 대부분 가정의 난방비가 지난해보다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전국에너지지원국협회(NEADA) 마크 울프 이사는 “전국적으로 전력 비용이 오르고 있고, 내려간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며 “전기와 천연가스 요금 인상으로 올 겨울 가계의 난방비 부담이 한층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NEADA는 미국 가정의 평균 난방비가 지난해 907달러에서 올겨울 약 976달러로 7.6%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전기 난방을 사용하는 가정은 10.2% 증가한 평균 1,205달러를 부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됐다. 천연가스를 사용하는 가정 역시 639달러에서 693달러로 상승할 전망이다.

협회는 전기와 천연가스 가격이 인플레이션율의 두 배 이상 속도로 오르고 있다며, 그 원인으로 높은 가스 가격,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급증, 노후 전력망 보수 등을 꼽았다.

울프 이사는 “전력 회사가 노후한 송전망을 재건하면서 보수·유지 비용이 늘고 있으며, 최근 몇 년간 급증하고 있는 데이터센터 역시 전력 수요를 크게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방 에너지정보청(EIA)의 2025~2026 겨울 연료 전망에 따르면, 미국 가정의 46%가 천연가스로, 43%가 전기로 난방을 하고 있다. EIA는 올해 11월부터 내년 3월까지 이어지는 올해 겨울 전기요금이 평균 4% 오를 것으로 예측했으며, 가구 당 평균 난방비는 약 1,130달러로 예상했다. 다만 이는 전국적인 평균이고 전력비가 전국에서 가장 높은 남가주는 이보다 훨씬 더 높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그나마 전기나 천연가스를 사용하지 않는 가정의 경우, 난방유와 프로판가스 가격이 소폭 하락하거나 안정세를 보일 전망이다. EIA는 약 10% 하락을, NEADA는 5%가량 절감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난방유나 프로판카스를 쓰는 가구는 극히 적은 수준이다.

울프 전무이사는 겨울철 난방비를 줄이기 위해 “온도를 1도 낮출 때마다 약 2%의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며 “일주일에 하루 이틀은 온도를 1도씩 낮추는 것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또 창문이나 문 사이로 들어오는 찬바람이 온도를 낮추는 주요 요인이라며 창틀이나 문의 보수나 점검을 반드시 할 것을 당부했다. 또한 히터의 필터도 정기적으로 교체하고 기계 자체를 점검하는 것도 중요하다.

<조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