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안에 아이 낳는 로봇 나온다”

321
장치펑 박사. 바이두 사진

中, 인공 자궁 로봇 개발 ‘세계 최초’ 도전
가격은 약 13,700달러… 전 세계 ‘발칵’

중국에서 임신과 출산이 가능한 ‘로봇 엄마’가 1년 안에 출시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큰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국 관영 매체와 시나테크놀로지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장치펑 박사(싱가포르 난양이공대 박사, 광저우 기반 AI 기업 CEO)는 최근 인터뷰를 통해 “1년 안에 인공 자궁을 탑재한 ‘출산 로봇’의 프로토타입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가격은 약 10만 위안(미화 약 13,700달러)로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장 박사가 이끄는 기업 ‘카이바 로보틱스’는 이 로봇이 실제 인간과 유사한 환경에서 태아를 임신·출산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주장한다. 키 165cm의 생체 모방 로봇 내부에는 ‘바이오 리액터 챔버’가 탑재되며, 챔버 온도는 항상 37도로 유지된다. 로봇은 양수 순환, 영양분 공급, 미세 전류를 통한 태아와의 상호작용까지 구현할 수 있으며, 배는 태아 성장에 따라 부풀어 오르는 특수 소재로 제작된다고 전했다.

장 박사는 해당 기술이 “난임 여성, 미혼 여성, 결혼을 원치 않지만 아이를 갖고 싶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생명을 지나치게 도구화 하는 것이 아니냐는 윤리적 우려도 크다. 한 전문가는 “임신은 단지 생리학적 과정이 아니라 정서적, 사회적 상호작용의 복합체”라며 “호르몬 분비, 면역 반응, 정서적 유대는 기계로 재현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영역”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현재 세계 각국에서 진행 중인 인공 자궁 연구는 대부분 미숙아 치료나 조산 예방 등 의료적 목적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출산용 대리 로봇’처럼 상용화를 전제로 한 시도는 거의 없다.

장 박사 측의 발표는 획기적이지만, 현실적인 의문도 제기된다. 인공 자궁 기술은 아직 동물 실험 단계에 머물러 있다. 예를 들어, 2017년 필라델피아 아동병원 연구진은 양 태아를 28일간 인공 자궁에서 생존시키는 데 성공했지만, 이는 미숙아 생존 실험이었다. 2023년 중국 정저우대학교는 ECMO(체외막 산소공급 장치) 없이 태아를 90분 생존시키는 데 성공했지만, 이는 대리출산을 구현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더욱이, 이번 프로젝트는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비의료 목적 대리임신 로봇’이라는 점에서 기존 연구들과 전혀 다른 윤리적·법적 차원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윤연주 기자>

[시카고 한인사회 선도언론 시카고 한국일보]
1038 S Milwaukee Ave Wheeling, IL 60090
제보:224.283.8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