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용 친구 찾기 앱 ‘위즈’ 뒤에 숨은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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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즈(Wizz) 앱 광고 속 한 장면.

얼굴 인식도 무색… 성인 범죄자 쉽게 침투
시카고 27세 남성, 10대인 척 속이기도…

미국 10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친구 찾기 앱 ‘위즈(Wizz)’가 사실상 데이팅 앱 ‘틴더(Tinder)’처럼 사용되며, 성인 범죄자들이 청소년을 노리는 위험이 커지고 있다.

‘위즈’는 12세부터 18세까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친구 사귀기 앱이다. 하지만 사용자들은 이 앱을 ‘틴더 같은 앱’이라고 부른다. ‘틴더’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데이팅 앱으로, 상대 프로필을 오른쪽으로 밀면 ‘좋아요’, 왼쪽으로 밀면 ‘패스’하는 방식으로 데이트 상대를 찾는다. ‘위즈(Wizz)’도 이와 유사하게 프로필을 보고 친구나 만남 상대를 찾는 기능을 제공한다.

2023년 말 기준, ‘위즈’ 이용자는 약 1,600만 명에 달한다. 실시간 채팅 기능을 통해 사용자들이 쉽게 연락할 수 있다. 뉴욕 출신 16세 고등학생 자다는 가입 첫날 하루에 60개가 넘는 메시지를 받았다. 칭찬하는 내용도 있었지만, 성적인 말이나 직접 만나자는 요청도 많았다.

앱은 사용자 나이를 확인하기 위해 얼굴 인식 기술을 사용한다. 하지만 성인들이 미성년자로 가장해 접근하는 사례가 잦다. 지난해 플로리다에서는 20세 남성이 자신을 16세로 속여 14세 소녀에게 접근해 체포됐다. 올해 초 워싱턴에서는 19세 해병대원이 11세 소녀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시카고에서도 27세 남성이 자신을 10대인 것처럼 가장한 사건이 발생했다.

가족 온라인 안전 연구소 설립자인 스티븐 발캄은 ‘15세’로 나이를 속여 직접 앱에 가입해 봤다. 얼굴 인식 후 추가 검토가 필요했지만, 몇 분 만에 계정이 승인됐다. 그는 “안전 장치가 미흡해 성인들이 10대인 척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심리학자 진 트웬지는 “청소년들이 어른 흉내를 내고 싶어 하지만, 이런 앱은 그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며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스마트폰을 주는 시기를 최대한 늦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위즈’ 측은 “미성년자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나이 확인과 신원 검증 절차를 엄격히 시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앱 사용자들과 부모들의 우려는 여전히 크다.

<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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