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치료제 ‘젭바운드’, 수면 무호흡증 치료제로 FDA 승인
비만 치료제로 개발된 젭바운드(Zepbound)가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OSA)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FDA는 20일 일라이 릴리 앤드 컴퍼니(Eli Lilly & Co.)가 제조한 젭바운드를 비만 성인 및 중등도에서 중증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이 약물은 저칼로리 식단과 운동을 병행해야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권고했다.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은 수면 중 상기도가 막히면서 호흡이 어려워지는 질환이다.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지만 과체중인 사람들에게 더 흔히 나타난다.
FDA에 따르면 젭바운드는 체중 감량을 도와 일부 환자의 수면 무호흡증 증상을 완화하는 효과를 보였다.
52주 동안 비만과 중등도에서 중증 OSA를 앓고 있는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두 개의 연구에서 젭바운드를 복용한 참가자는 위약을 복용한 참가자보다 얕은 호흡이나 호흡이 잠시 멈추는 에피소드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고 임상적으로 의미 있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양압기(CPAP)를 사용하는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 모두에서 동일하게 나타났다.
FDA 산하 폐질환·알레르기·중환자진료국의 샐리 시모어 박사는 “이번 승인은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환자들에게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수면의학회(AASM)는 젭바운드의 승인에 대해 지지 입장을 밝히면서도 모든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법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AASM은 성명을 통해 “비만이 수면 무호흡증의 주요 원인인 것은 사실이지만 턱과 상기도 구조 등 다른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고 밝혔다. 또한 젭바운드 사용자는 지속적인 체중 감량이 수면 무호흡증 증상 완화를 위해 필요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FDA 승인은 비만과 당뇨 치료를 넘어 체중 감량 약물의 새로운 활용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는 가운데 이루어졌다. 수면 무호흡증 외에도 이 약물이 중독 치료나 일부 암 치료에도 활용될 가능성이 점차 주목받고 있다.
젭바운드(일반명 티르제파타이드)는 2023년 11월 비만 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은 바 있으며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의 대표 치료제 위고비(Wegovy)와 경쟁하는 신제품으로 부상했다.
한편 FDA는 지난 3월 위고비를 비만 환자의 뇌졸중 심장마비 등 심혈관 문제 위험을 줄이는 용도로 승인한 바 있다.
<김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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