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의 과학, 미래의 우주를 잇는 채연석 박사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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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박사'라는 별명을 가진 전)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채연석박사

2025년 1월 8일, 대전 둔산동 주은 오피스텔에서 한국 우주개발의 선구자이자 전통 과학기술 복원의 대가로 불리는 채연석 박사를 만났다. 그는 한국 최초의 액체 추진 과학로켓 KSR-Ⅲ 개발을 이끌며 한국 우주산업의 토대를 마련했고,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은퇴 후에는 조선시대의 신기전과 거북선을 복원하며 과거와 현재를 잇는 독보적인 업적을 남겼다.

그의 연구는 단순한 기술 복원을 넘어, 전통 과학기술이 현대에 여전히 유효한 통찰을 제공할 수 있음을 증명한 사례다. 동시에 그는 청소년들에게 과학과 우주개발의 꿈을 심어주며, 미래를 향한 도전과 비전을 전하고 있다.

신기전과 거북선, 과거에서 미래를 설계하다

채연석 박사는 은퇴 후 전통 무기 복원에 몰두하며, 과거의 과학기술이 오늘날에도 커다란 가치를 지닐 수 있음을 몸소 증명해 내고 있다. 그의 열정은 단순히 역사적 호기심에 머물지 않았다. 전통 과학기술의 우수성을 현대에 되살리겠다는 그의 의지는 과학자로서의 사명감에서 비롯되었다. “신기전은 세계 최초의 다단 로켓 시스템입니다. 선조들이 다단 추진 원리를 이해하고 이를 전쟁 도구로 활용했다는 사실은 정말 놀랍습니다. 복원 작업을 통해 그들의 과학적 통찰력을 직접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신기전 복원을 통해 전통 과학기술의 위대함을 다시금 확인했다고 말했다.

신기전은 단순히 전쟁에서 사용된 무기를 넘어, 조선 과학의 창의성과 실험 정신을 상징한다. 채 박사는 이를 복원하며 당시 과학기술의 정수를 현대적 시각에서 해석했다. “조선의 과학자들은 단순히 무기를 제작한 것이 아니라, 기술적 한계를 끊임없이 돌파하려 했습니다. 신기전은 이러한 노력의 결정체입니다.” 그는 조선 과학기술의 창의적 잠재력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과거와 현재를 잇는 독창적인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거북선 복원은 또 다른 도전이었다. 제한적인 문헌과 전투 기록만으로 실제 구조를 복원해야 하는 과정은 그의 상상력과 공학적 통찰력을 시험하는 무대가 되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거북선에 대한 자료는 매우 제한적이었습니다. 당시의 기록은 전투에서의 활약상에 집중되어 있었고, 내부 구조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거의 없었습니다. 빈틈은 현대 기술과 상상력으로 채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복원 작업을 진행하면서 그는 조선 해군의 과학적 사고와 실용적 전략을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고 한다. “거북선은 단순한 방어선이 아니라, 심리적 전술과 과학적 접근이 결합된 조선의 걸작입니다. 당시의 설계는 적의 움직임을 교란하고, 우리 측의 전력을 극대화하도록 고안된 것입니다.” 그는 조선이 단순히 물리적 강점을 넘어, 과학적이고 전략적인 사고를 통해 전쟁을 준비했음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복원을 통해 단순히 과거를 재현하는 것 이상의 가치를 발견했다. “전통 과학기술에는 혁신의 씨앗이 숨어 있습니다. 단순히 유물을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현대 기술과 결합하면 새로운 도약을 이룰 수 있습니다.”라고 그는 강조했다. 신기전과 거북선 복원은 단순히 역사적 가치를 발굴하는 작업이 아니라, 현대 과학기술의 토대가 되는 통찰을 제공하는 작업이었다.

복원 과정은 과거의 기술적 성취뿐만 아니라 당시의 창의적 문제 해결 방식을 보여주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는 “우리 조상들의 실험 정신과 창의력은 오늘날에도 많은 영감을 줍니다. 이를 기반으로 현대 기술의 한계를 넘어서고, 미래 과학기술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라며 전통 과학기술의 지속적인 가치를 강조했다.

그는 신기전과 거북선 복원이 단순히 학문적 성과에 머물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작업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중요한 다리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조상들의 지혜를 재발견하고 이를 계승한다면, 과거는 단순한 유물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자산으로 남게 될 것입니다.”

채 박사는 복원 과정에서 얻은 깨달음을 이렇게 표현했다. “조상들이 남긴 과학적 유산은 지금도 살아 있습니다. 이를 계승하고 현대에 맞게 재해석하는 작업이야말로 우리가 해야 할 중요한 임무입니다.” 그는 과거에서 배운 교훈이 현대를 넘어 미래로 이어질 수 있는 다리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결국 그의 복원 작업은 단순히 과거를 되살리는 작업이 아니었다. 신기전과 거북선을 통해 그는 전통 과학기술의 숨겨진 가능성을 드러냈고, 이를 현대 사회와 연결하여 미래의 과학기술 발전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과거를 통해 미래를 설계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전통 과학기술의 진정한 가치입니다.”라고 그는 말했다.

청소년 강의, 미래를 디자인하다

채 박사는 대전을 중심으로 전국에서 청소년들에게 과학과 우주개발의 꿈을 심어주는 데 앞장서고 있다. “아이들은 우리의 미래입니다. 상상력과 도전 정신을 심어주는 것이 제가 해야 할 역할입니다.” 그는 아이들과의 만남을 과학자로서 가장 행복한 순간 중 하나로 꼽았다.

그의 강의는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청소년들이 과학과 우주를 자신의 가능성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여러분의 상상이 곧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 꿈꾸고 도전하세요.”라는 메시지는 학생들에게 강렬한 울림을 준다. 특히 대전은 그의 활동이 가장 활발한 지역이다. 그는 “대전은 한국 과학기술의 심장입니다. 이곳 청소년들에게 과학의 가치를 전하는 것은 제게도 큰 보람입니다.”라며 지역적 의미를 강조했다. 그의 강연에서는 신기전, KSR-Ⅲ, 거북선 복원의 사례가 과학적 원리와 도전의 중요성을 직접 보여주는 도구로 활용된다.

그는 실패의 가치를 특별히 강조한다. 고등학교 시절 로켓 실험 중 부상을 입었던 경험을 예로 들며, “실패는 성공으로 가는 중요한 발판입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계속 도전하세요.”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강연에 참석한 한 학생은 “박사님의 이야기를 듣고 우주과학자가 되고 싶다는 꿈이 생겼습니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채 박사는 “청소년들이 자신의 꿈을 찾고 그것을 현실로 만들어가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라며 청소년들에게서 얻는 영감을 말했다. 그는 과학기술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인재 양성에 대해 강조하며, “미래 우주과학의 주인공들이 제 강연에서 탄생하길 기대합니다. 그들이 한국을 넘어 세계를 이끌어갈 과학자가 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그의 강의는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자리가 아니라, 학생들에게 스스로 미래를 꿈꾸고 도전할 용기를 심어주는 자리다. 그는 “아이들의 열정이 바로 과학기술 발전의 원동력입니다. 우리는 그들을 믿고 응원해야 합니다.”라며, 다음 세대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KSR-Ⅲ에서 우주강국으로 가다

채연석 박사가 이끈 KSR-Ⅲ 개발은 한국 우주개발 역사의 전환점이었다. “액체 추진 로켓엔진 개발은 국내 최초의 시도였습니다. 모든 것이 도전이었지만, 팀원들과 함께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었습니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KSR-Ⅲ 발사를 “과학자로서 제 삶의 정점”이라 표현하며, 한국이 독자적인 기술력을 기반으로 우주산업의 방향성을 정립하는 데 중요한 초석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현재 한국의 우주산업에 대해 그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누리호와 다누리 같은 프로젝트는 한국 우주산업이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음을 보여줍니다. 이제는 민간 우주산업 활성화와 유인 우주선 개발 같은 더 큰 도전을 시작해야 합니다.” 그는 특히 지속 가능한 우주 탐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우주는 무한한 가능성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환경 보호와 자원의 효율적 사용이 필수적입니다. 우주 탐사는 인류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과제입니다.”

채 박사는 “한국은 기술력과 인재가 많은 뛰어난 나라입니다. 지속적인 투자와 교육이 뒷받침된다면, 글로벌 우주 강국으로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라며 한국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채연석 박사는 전통 과학기술의 위대함을 현대에 되살리고, 한국 우주개발의 선구자로서 미래를 위한 초석을 다진 인물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다.

“과학은 상상력과 실천의 조화입니다. 우리가 지금 이루는 모든 성과는 후대에 이어질 자산이 될 것입니다. 미래는 항상 도전하는 자의 것입니다.”

그의 열정과 도전 정신은 과학기술의 발전을 넘어, 사람들에게 희망과 영감을 전한다. 채 박사의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며, 미래 우주과학의 주인공을 꿈꾸게 한다. 채연석 박사에게 진심 어린 박수를 보낸다.

복원한 거북선의 모형을 꺼내 설명하고 있는 채박사
시카고 한국일보(이가희 특파원)와 인터뷰를 하고있는 채연석 박사

<이가희 시카고 한국일보 한국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