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이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나섰다. 지난 14일 응우엔 홍 디엔 베트남 무역부 장관의 성명에 따르면 베트남은 미국으로부터 더 많은 농산물을 수입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동남아시아 수출 허브인 베트남은 애플과 삼성을 비롯한 다국적 기업의 제조공장이 있는 곳이다. 지난해 베트남은 중국, 유럽연합, 멕시코 다음으로 큰 1235억 달러의 대미무역 흑자를 기록했다.
베트남 정부는 마크 내퍼 베트남 주재 미국 대사에게 “베트남은 시장을 개방하고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늘릴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대베트남 수출의 4분의 1 이상이 면화, 대두, 견과류 등 농산물로 총 34억 달러에 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3일 상호 관세에 대한 계획을 수립할 것을 각 관료들에게 지시했다.
미국의 주요 무역 파트너 중 베트남은 관세 격차가 가장 큰 국가 중 하나로 미국이 적용하는 관세보다 높은 수입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세계무역기구에 따르면 베트남의 수입 관세는 평균 9.4%다.
지난 주부터 베트남 정부는 미국의 관세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태스크포스 팀을 구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트남을 명시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철강과 알루미늄에 부과한 25%의 미국의 새로운 관세는 이미 동남아시아 국가에 영향을 줬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베트남은 대미 철강 수출의 대부분은 이미 25%의 관세가 부과되고 있었기 때문에 다른 수출업체에 비해 타격이 덜하다고 로이터가 한 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응옥 홍 베트남 무역대표부 대표는 알루미늄의 경우 기존 미국 관세는 10%였다고 밝히기도 했다.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해 베트남 관리들은 트럼프 행정부와 미국산 액화 천연가스 구매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베트남 저가 항공사 비엣젯은 지난해 보잉사와 수십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고 첫 번째 제트기를 인도받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베트남 정부는 C-130 허큘리스 군용 수송기 구매를 위해 록히드마틴과 협상중이다.
<심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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