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 친중성향 코스타리카 의회 의원 2명 미국 비자취소

125
[로이터]

미국의 트럼프 정부가 코스타리카 의회 의원 2명에게 미국 비자를 취소했다.

에포크타임스가 지난 20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코스타리카 정부는 5세대(5G) 통신 네트워크 개발을 위한 공공 입찰에 중국 기업이 참여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러한 자국 정부의 결정을 비판한 조하나 오반도 의원과 신시아 코르도바 의원의 미국 비자가 취소됐다.

두 의원이 소속된 진보자유당(PLP)은 지난 20일 성명에서 “미국이 정치적, 외교적, 행정적 결정을 스스로 내리는 것이기 때문에 공감하며 비자 취소를 존중한다”고 밝혔다.

오반도 의원은 “자유주의자로서 우리는 의견의 다양성을 존중하며, 기술적 기준을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PLP는 정당으로서 코스타리카 시민의 표현의 자유, 반대의 자유, 사상의 자유를 옹호한다”고 덧붙였다.

코스타리카 정부는 두 의원을 포함한 진보자유당 의원들을 중국 기업 화웨이 대표와 만나 화웨이에 유리한 발언이나 행보를 보였다는 이유로 여러 차례 고발한 바 있다.

지난 4일 코스타리카를 방문한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미국의 사이버 보안에 위협이 되는 외국인과 협력하는 코스타리카 관리들을 제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드리고 차베스 코스타리카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우리의 주요 동맹국이자 경제 파트너와 협력하는 등 애국적인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2023년 차베스 정부는 5G 네트워크 및 장비 계약에 참여하려면 해당 기업의 본국이 사이버 범죄 방지에 관한 부다페스트 협약에 가입해야 한다는 법령에 서명했다. 화웨이의 본국인 중국은 이 협약에 서명하지 않았기 때문에 코스타리카에 진출한 화웨이가 공공 입찰에서 배제된 것이다. 화웨이는 소송을 통해 이 법령의 적용을 막기 위해 노력해 왔으며, 그 중 일부는 현재 진행 중이다.

코스타리카 정부는 이 법령이 기업과 개인의 데이터와 정보를 보호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에서는 정권이 민간 기업에 모든 사용자의 데이터를 넘기라고 명령할 수 있다면서 중국 정부의 투명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최근 몇 달 동안 코스타리카 정부는 중국 대사관과 마찰을 빚었으며, 중국 대사관은 사이버 보안 및 데이터에 대한 위협을 부인했다.

코스타리카의 진보자유당은 지난 2016년에 창립된 정당으로 자본주의와 자유 시장 경제, 마리화나 합법화, 동성 결혼 등을 찬성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영재 기자>

[시카고 한인사회 선도언론 시카고 한국일보]
1038 S Milwaukee Ave Wheeling, IL 60090
제보:224.283.8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