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8일 우크라이나를 일시적으로 외부 통치 하에 두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는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 과정에서 나온 발언으로, 푸틴이 자신의 전쟁 목표를 달성하려는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푸틴은 이날 방송된 연설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해 임기가 만료됐기 때문에 평화 협정을 체결할 정당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헌법상 계엄령이 발효된 상태에서는 국가 차원의 선거를 치를 수 없다.
푸틴은 현 우크라이나 정부와 체결한 어떠한 합의도 향후 정권 교체 시 무효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새로운 선거를 외부 통치 하에서 실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엔을 비롯해 미국, 유럽 국가들, 그리고 우리의 파트너 및 우방국들과 함께 우크라이나에 임시 정부를 도입하는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통해 민주적 선거를 실시하고 국민의 신뢰를 받는 정부를 구성한 뒤, 그들과 평화 협상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를 즉각 일축하며 “전쟁을 끝내지 않으려는 변명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푸틴은 우크라이나와 협상하는 것을 두려워한다”며 “나와의 직접 협상을 피하고 우크라이나 정부를 배제하려는 것은 우크라이나를 독립적 행위자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푸틴의 발언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주최한 정상회의 직후 나왔다. 이 회의에서는 프랑스와 영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가 우크라이나에 평화 협정을 위한 군대 배치를 고려하고 있다는 논의가 오갔다.
러시아는 나토(NATO) 소속 국가의 병력이 평화유지군으로 우크라이나에 배치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마크롱과 영국 키어 스타머 총리는 러시아가 협상 의지를 보이는 것처럼 행동하면서 시간을 끌고 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김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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