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판사, VOA 폐쇄 중단 명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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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Newsweek>

미 연방법원이 보이스오브아메리카(VOA)폐쇄에 제동을 걸었다. 뉴욕 남부연방법원의 폴 오트켄 판사는 지난 28일 VOA 폐쇄 중지 가처분 명령을 발령했다. 이 명령은 VOA를 감독하는 미국 글로벌미디어국(USAGM)이 방송 네트워크와 관련 라디오 프로그램을 폐쇄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현재 VOA는 1,200명의 기자와 직원이 유급 휴직에 들어간 상태다. VOA 직원들은 지난 21일 USAGM, 빅터 모랄레스 국장 대행, 카리 레이크 특별보좌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소장에서 직원들은 VOA가 법적으로 부여된 임무를 수행하지 않았고, 방송국에 들어와 전 직원에게 출근하지 말 것을 명령하며, 서비스 중단 및 방송국 문을 잠그는 등 언론 자유와 권력 분립 원칙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오트켄 판사는 명령문에서 USAGM의 조치가 위헌으로 보인다고 지적하면서 VOA의 주장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그는 레이크 특별보좌관이 의회가 승인한 자금을 보류하거나 USAGM 직원 혹은 프로그램에 대해 계약을 해지할 법적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판사는 VOA에 방송 재개를 요구하지 않았지만, 셧다운이 헌법이나 기타 연방 행정법을 위반하는지 여부를 결정하는 동안 직원을 해고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분명히했다.

오트켄 판사의 이같은 명령은 다른 지방법원이 ‘라디오 자유 유럽/라디오 리버티(Radio Free Europe/Radio Liberty)’에 임시 금지 명령을 내려 자금 동결을 막은 유사한 판결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후 트럼프 행정부는 법원 서류에서 이들 매체에 대한 자금 지원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지지자들은 수년 동안 미국인들에게 대한 편견을 조장하고 미국의 적국에 유리하다는 의혹으로 VOA를 비판해 왔다. 2020년 백악관은 VOA가 납세자의 돈을 권위주의 정권을 대변하는 데 사용한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백악관은 무엇보다도 코로나 바이러스가 처음 발생한 중국 대도시 우한의 봉쇄 종료를 축하하는 조명 쇼 비디오와 중국의 발병을 통제하려는 노력을 ‘다른 국가의 모델’이라고 묘사한 VOA 소셜 미디어 게시물을 문제 삼았다. 그러면서 “VOA는 너무 자주 미국의 시민이 아닌 미국의 적을 대변했고, 언론인은 사실을 보도해야 하는데도, VOA는 오히려 중국의 선전을 증폭시켰다”고 비판했다.

보이스오브아메리카는 1942년 독일 점령지에서 추축국 선전 방송에 대항하기 위해 처음 방송을 시작했다. 이후 냉전시대 동안 소련과 다른 공산주의 정권에 대항하기 위한 방송으로 자리잡았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현재 40개 이상의 언어로 운영되는 글로벌 뉴스 조직으로 발전했다. 일론 머스크는 VOA와 그 관계 회사들이 방송 목적에 벗어난지 오래됐다며 폐쇄를 촉구했다. 그는 이어 “그들은 급진 좌파이자 연간 10억 달러의 미국 납세자 돈을 낭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심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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