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외국의 보호국이나 식민지 아냐”
▶다시 쟁점화 되는 미국-멕시코 갈등
멕시코 대통령이 멕시코에 미군을 배치하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거부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지난 3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통화 내용을 공개하면서 “우리의 주권과 영토는 불가침이고, 팔 수 없다”고 말했다.
셰인바움은 앞서 지난달 22일 “우리는 침략이나 간섭을 용납하지 않으며, 외국의 보호국이나 식민지가 아니다”라며 단호한 입장을 표명했다.
미국과 멕시코는 최근 몇 달 동안 이민, 마약 밀매, 수자원 공유 등 주요 현안에 대해 일련의 협상을 벌여왔다. 셰인바움은 미국과 협력하겠다는 신호를 보냈지만, 멕시코의 주권에 대해서는 확고한 경계를 그으며 어떤 협력도 멕시코의 자율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및 이민 정책에 대한 캠페인을 주로 펼치며 수많은 관세를 부과하고 불법이민을 단속하겠다고 공약했다. 지난 2월에는 불법 이민과 펜타닐 및 기타 마약이 유입되는 것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멕시코에 25%의 관세 부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해당 관세는 30일 동안 유예됐다.
셰인바움은 미국과 정보공유 확대는 동의하지만 멕시코에 미군을 배치하자는 트럼프의 제안은 거절했다.
지난 2월 멕시코는 약 1만 명의 병력을 국경을 따라 배치하기로 합의한 바 있었다.
양국간의 물문제 또한 떠오르는 쟁점이다. 미국과 멕시코는 1944년 콜로라도강과 리오그란데강의 물을 분배하는 조약을 맺었다. 이 조약에 따라 멕시코는 리오그란데강에서 미국으로 5년마다 175만 에이커 피트(21억5859만㎥)의 물을 보냈고, 미국도 콜로라도강물 150만에이커 피트(18억5022만㎥)를 멕시코로 보냈다. 매년 달라질 수 있는 수량을 고려해, 5년 동안 할당량을 채우는 방식을 적용하고 있었고, 지난 5년 주기의 공급 시한은 올해 10월이다.
그러나 지난해 멕시코는 물부족 문제 등의 이유로 미국에 물을 보내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했고, 텍사스는 올해 물부족 문제를 겪고 있었다. 따라서 멕시코는 미국에 물 채무를 지고 있었던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트루스 소셜에 “나의 농업부 장관인 브룩 롤린스는 텍사스 농부들의 편에 서 있으며, 멕시코가 조약을 존중하고 텍사스가 마땅히 받아야 할 물을 제공할 때까지 관세와 제재 또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멕시코는 미국의 물 방류량 부족분 보충을 위해 텍사스 지역으로 물 공급을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농무부는 물 채무와 관련된 조약에 대한 멕시코의 추가 협력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심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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