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 탄 시카고 집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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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평균 매물가 36만1,120달러
전국 평균보다 빠른 상승세

시카고 주택 시장이 빠른 가격 상승과 활발한 거래 흐름을 보이고 있다. 북미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터닷컴의 4월 주택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시카고 지역 주택 평균 매물 가격은 36만1,120달러로 전달 대비 소폭 상승했다. 특히 제곱피트당 가격은 한 달 사이 2.4% 오르며, 전국 평균 상승률인 1.0%를 크게 웃돌았다.

거래 속도도 눈에 띄게 빨라졌다. 4월 한 달간 시카고에서 매물로 나온 주택이 팔리기까지 걸린 평균 기간은 35일로, 전달보다 하루 줄었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도 이틀 빠르다. 전국 평균 거래 기간은 50일로, 시카고는 이보다 15일 이상 짧다.

매물도 증가세를 보였다. 4월 시카고에서 시장에 나온 전체 매물 수는 3,968건으로 전달보다 5.7% 증가했다. 이는 보통 봄철 시장 흐름을 감안해도 큰 폭의 증가로 해석된다. 하지만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하면 여전히 10.5% 적은 수준이다. 신규 매물도 2,752건으로 전달보다 6.5%, 전년 대비로는 0.4% 증가했다.

전국적으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4월 한 달 동안 미국 전역에서 신규 매물은 8.2% 늘어났고, 전체 활성 매물은 약 95만9,000건으로 전달보다 7.5% 증가했다. 다만, 가격 상승률과 거래 속도 면에서는 시카고가 전국 평균보다 앞서 있다.

리얼터닷컴은 특히 4월 13일부터 19일까지가 올봄 주택 판매의 ‘황금주간’이었다고 밝혔다. 이 시기에 매물로 나온 집은 평균보다 약 4,800달러 더 높은 가격에 팔렸고, 거래 속도도 평균보다 9일 빨랐다. 구매자 경쟁도 13.2% 줄어들어, 판매자 입장에서는 최적의 조건이 형성된 셈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시카고의 주택 시장 회복세가 뚜렷하다고 분석한다. 지난 몇 년간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했던 영향으로, 계절적인 수요가 겹치며 가격과 거래량이 동시에 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프로프티스의 오성현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시카고 지역 렌트비가 꾸준히 오르면서, 주택 구입을 서두르는 바이어들이 늘고 있다”며 “현재 시카고 주택 시장은 공급 부족과 수요 회복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가격 상승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일리노이 지역의 주택은 아직까지 저평가된 면이 있어, 가격이 더 상승하기 전에 투자 목적으로 미리 매입하려는 고객들의 문의도 늘고 있는 추세”라며 “현금 유동성이 있는 일부 고객들은 에어비앤비와 같은 단기 임대 수익을 위해 투자용 주택을 구매하려는 움직임도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최근 시카고 도심은 물론 서버브 지역에서도 주택 거래가 전반적으로 활기를 띠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주택 구매자들에게 가장 큰 부담 요인 중 하나는 높은 모기지 금리다. 모기지 금융기관 프레디맥에 따르면 5월 초 기준 30년 고정 모기지 평균 금리는 약 6.6%로, 팬데믹 이전 3%대였던 금리와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카고 주택 가격의 상승 기대감이 이어지면서 실수요자들의 주택 구매 의지는 여전히 강하다.
오성현 부동산 전문가는 “당분간 시카고 주택 시장은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주택 매입을 고려하고 있다면 금리 추이를 잘 지켜보면서, 지역별 매물 동향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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