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 여고생 육상선수, 트랜스젠더 선수와의 경기에서 1위 놓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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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안타깝게 1위를 놓친 케이티 맥기니스 선수/ fox news>

▶여 선수들, “공정성 무너졌다”…연방 교육, CA육상연맹 조사착수

캘리포니아 남부에서 열린 고등학생 육상 경기에서 트랜스젠더 선수가 여학생 종목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또 한 번 ‘여성 스포츠 공정성’ 논란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지난 18일 캘리포니아고등학교육상연맹(CIF) 남부지역 결승에서 주루파밸리 고등학교 소속 트랜스젠더 선수가 세단뛰기와 멀리뛰기 부문에서 나란히 1위를 기록했다. 해당 경기에서 멀리뛰기 2위를 차지한 라카나다 고등학교의 케이티 맥기니스 선수는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도저히 경쟁이 되지 않았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맥기니스 선수는 “도약 후 내 기록이 18피트 9인치로 나왔을 때,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고 느꼈다. 하지만 유전적으로 전혀 다른 상대와는 공정한 경쟁이 아니었다”라고 밝혔다. 그는 “생물학적으로 남성인 선수는 분명한 신체적 우위를 가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을 더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같은 대회 세단뛰기 부문에서 2위를 차지한 크린 루터런 고등학교의 리스 호건(Reese Hogan)도 주목을 받았다. 그는 시상식에서 트랜스젠더 선수가 자리를 비운 순간 1위 시상대에 잠시 올라가 상징적인 항의 퍼포먼스를 벌였고, 그 장면은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호건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그 선수를 향한 비난은 아니다. 다만 공정성에 관한 문제”라며 “우리는 아무리 훈련을 해도, 생물학적으로 남성과 동등한 조건을 만들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예선 당시에도 트랜스젠더 선수보다 한 계단 낮은 3위를 기록한 바 있다.

논란은 교육 현장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일부 학교에서는 선수들이 입은 ‘여성 스포츠를 보호하라(Protect Girls Sports)’ 문구의 티셔츠를 강제로 벗기려 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지며, 연방 교육부가 CIF와 주루파밸리 고등학교 측에 대해 민권법 위반 가능성을 경고했다.

연방 교육부 대변인 줄리 하트먼은 폭스뉴스에 “연방법을 무시하고 생물학적 남성을 여성 종목에 출전시키며, 이에 항의하는 여학생들에게 보복 조치를 취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비판했다.

현재 교육부 산하 민권국(OCR)은 CIF에 대한 타이틀 IX(여성 차별금지법) 위반 여부에 대한 공식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 조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2월 서명한 ‘여성 스포츠에서 남성을 배제하는 행정명령’ 이후 본격화됐다. 그러나 CIF는 해당 행정명령을 공개적으로 거부한 첫 번째 고교 스포츠 단체 중 하나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올해 2월 팟캐스트에서 트랜스젠더 선수의 여성 스포츠 출전을 “매우 불공정하다”고 밝힌 바 있지만, 주정부 차원의 정책 변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캘리포니아주는 지난 2014년부터 성별 정체성에 따라 운동부 활동을 허용하는 법을 시행해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하트먼 대변인은 “뉴섬 주지사는 도덕적 판단은 내렸지만 행동은 없다”며 “주지사와 관계없이 트럼프 행정부는 여성의 권리가 짓밟히지 않도록 조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루파 교육구는 성명을 통해 “현재 캘리포니아 주법과 CIF 정책을 모두 준수하고 있다”며 “학생들의 권리와 안전을 보호하는 것이 교육구의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심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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