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주 기그하버에서 발생한 방화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25세 남성이 체포됐다. 경찰은 이 남성이 아버지와 형을 살해한 뒤 이를 은폐하기 위해 집에 불을 질렀다고 밝혔다.
피어스카운티 셰리프국에 따르면 루이스 미겔 후이트론 캄포스는 지난 20일, 부친 올리베리오 후이트론 로살레스와 형 알레한드로 후이트론 캄포스 살해 혐의로 체포됐다. 그는 현재 1급 방화 및 1급 가중살인 2건으로 기소됐으며, 보석금은 500만 달러로 책정돼 구금 중이다.
사건은 지난 4월 8일 오전, 피어스카운티 기그하버 14번 애비뉴 노스웨스트 15600번지 소재 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시작됐다. 소방당국은 화염에 휩싸인 집에서 두 남성을 구조했지만, 병원에서 모두 사망했다.
이후 검시 결과 두 피해자 모두 머리 뒤쪽에 총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고, 사인은 ‘총격에 의한 살해’로 결론 났다. 특히 KOMO 뉴스는 부친 올리베리오가 화재 당시 생존 상태였으며, 혈중 일산화탄소 농도와 등 부위 화상 흔적으로 이를 뒷받침했다고 전했다.
검시관은 형 알레한드로 역시 근거리에서 총을 맞은 것으로 보이며, 발견 당시 팔과 주먹이 방어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현장에서는 탄피와 혈흔, 휘발유통, 라이터 등이 발견됐으며, 화재는 침실에서 처음 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화재조사관은 “고의적으로 불이 붙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판단했다.
수사당국은 가족 인터뷰와 휴대전화 기록 분석을 통해 루이스가 범행 시간대에 현장 인근에 있었던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루이스는 2024년 12월에 은닉권총 소지 면허를 발급받고, 이후 헥클러&코흐(Heckler & Koch)제 권총을 구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주 경찰 범죄연구소는 현장에서 발견된 탄환이 이 총기에서 발사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피해자 유족 중 한 명은 “루이스가 사건 발생 후 연락을 끊었으며, 부친과 형의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일부 가족은 “그가 실종됐다고 들었다”고도 전했다.
또한 경찰은 피해자 중 아버지 올리베리오가 사건 발생 직전 은퇴연금 계좌에서 10만 달러 인출을 신청했으며, 멕시코에 주택을 신축 중이었고 수십 년간 투자로 상당한 재산을 축적하고 있었던 사실을 파악했다.
루이스는 특수기동대에 의해 체포됐으며, 지난 21일 열린 법정에서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다. 변호인 선임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심영재 기자>
[시카고 한인사회 선도언론 시카고 한국일보]
1038 S Milwaukee Ave Wheeling, IL 60090
제보:224.283.8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