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기 맞은 美 유통시장… 전통 매장 ‘줄폐점’, 할인매장은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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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그린, 메이시스, JCPenney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매장을 잇따라 문을 닫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포에버 21·JCPenney·월그린 등 줄줄이 철수
▶TJX·벌링턴 등 할인매장은 성장

미국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백화점, 패션 브랜드, 약국 체인 등 전통적인 유통업체들이 매장을 잇달아 문을 닫고 있다. 생존을 위한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반면 일부 할인매장들은 오히려 매장을 늘리며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 다시 한번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1984년 한인 장도원·장진숙 부부가 설립한 포에버 21는 한때 전 세계 8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며 SPA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프라인 매출 감소 등의 영향으로 자금난에 빠졌고, 이미 2020년 한 차례 파산을 겪었다. 당시 연방 법원은 어센틱브랜드그룹 등이 참여한 컨소시엄의 인수를 승인했다. 이번 파산 신청에서는 운영 모델의 한계, 치열해진 경쟁, 비용 상승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회사는 미국 내에서 200개가 넘는 매장을 폐쇄할 예정이다. 특히 캘리포니아와 펜실베이니아 지역에서는 700명 이상이 해고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온라인 주문과 배송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환불과 교환 서비스는 중단된 상태다.

일리노이 지역도 폐점 가속… 대형 체인 줄줄이 철수

시카고를 포함한 일리노이주 곳곳에서도 대형 매장이 문을 닫고 있다. 약국 체인 월그린은 시카고 내 5개 매장을 폐쇄했다. 전국적으로는 최대 1,200개 매장이 문을 닫을 예정이다.

조앤 패브릭스는 전국적으로 440개 매장을 정리하고 있다. 일리노이주에서는 26개 매장이 폐쇄 대상이다. 파티시티는 대부분의 매장을 정리하고 청산 절차에 들어갔다.

메이시스 백화점은 전국에서 66개 매장을 닫고 있으며, 일리노이 스프링필드 지점도 포함됐다. 콜스 백화점은 시카고 지역 플레인필드와 웨스트던디 지점을 닫았다.
JCPenney 역시 최근까지 200개 이상 매장을 철수한 데 이어, 메모리얼데이를 전후로 7개 매장을 추가로 폐쇄했다.
이 외에도 애플스토어 노스브룩 지점과 문구 브랜드 페이퍼소스의 창고도 문을 닫는다.

할인매장은 확장세… TJX·벌링턴 선전

이 같은 폐점 행렬 속에서도 상설할인매장은 예외다. TJ맥스와 마샬 등을 운영하는 TJX와 벌링턴은 지난해 각각 매장 수를 4% 이상 늘렸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UBS 보고서에 따르면 상시 저가 전략을 앞세운 할인매장은 어려운 시장 상황 속에서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상설한인매장은 저렴한 가격, 빠른 상품 회전율, ‘보물찾기’ 같은 쇼핑 재미로 소비자의 발길을 끌고 있다. UBS 관계자는 “관세와 물류비 같은 비용이 늘어나는 상황에서는 브랜드 인지도와 공급업체와의 협상력이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단순한 침체를 넘어 본격적인 재편 국면에 들어섰다. 많은 기업들이 매장 수를 축소하고, 핵심 지역 중심으로 재정비하며 온라인 중심 구조로 전환하고 있다. 디지털화, 가격 경쟁력 확보, 물류 효율화 등에 얼마나 빠르고 효과적으로 대응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생존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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