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주요 항공사들이 최근 1인 승객에게 더 높은 항공료를 부과하는 요금 정책을 암암리에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분석에 따르면, 아메리칸항공(American), 델타항공(Delta), 유나이티드항공(United) 등은 최저가 항공권을 예약하려면 최소 2명이 함께 예매해야 한다는 새로운 요금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
항공 정보 사이트 ‘Thrifty Traveler’는 수백 건의 국내선 항공권을 분석한 결과, 단독 승객이 같은 항공편을 예약할 경우 최대 70%까지 비싼 요금을 지불하게 되는 사례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유나이티드항공의 시카고 오헤어에서 일리노이 피오리아까지의 단거리 노선에서는, 1인 예약 시 항공권이 $269였으나, 2인 예약 시 1인당 요금이 $181로 떨어졌다. 일부 항공편에서는 1인 검색 시 기본 이코노미 좌석이 표시되지 않는 경우도 확인됐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요금 전략이 주로 단독으로, 급하게 여행을 예약하는 비즈니스 승객을 겨냥한 것이라고 분석한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항공료에 민감하지 않기 때문에, 항공사 입장에서는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대상이다.
항공 전문 블로거 게리 레프(Gary Leff)는 아메리칸항공이 가장 먼저 이 모델을 도입했으며, 이를 내부적으로 ‘P2 요금제(2인 승객 조건)’라 부른다고 전했다. 이후 델타와 유나이티드도 이를 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레프는 한 예로, 1인 편도 요금이 $422인 항공편이 2인 예약 시 1인당 $210으로 절반 이상 저렴해졌다고 밝혔다.
유나이티드항공의 일부 할인 요금 규정에는 “해당 승객은 동일 구간에서 15세 이상의 다른 성인과 동반 탑승해야 함”이라는 문구가 포함돼 있으며, 이 같은 조건은 고가 항공권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과거에는 단체 예약 시 남은 저가 좌석 수가 부족해 오히려 요금이 높아지는 일이 있었으나, 최근엔 오히려 반대로 다인 예약자에게만 저가 요금을 제공하는 구조로 전환되고 있다.
Thrifty Traveler 측은 “이 전략이 아직 모든 노선에 적용되지는 않았으며, 현재는 일부 국내선에서만 나타나고 있다”며, “항공사들이 시험적으로 도입한 후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심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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