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인디아 여객기 아메다바드 이륙 직후 추락… 200명 넘게 숨져

20
<사진-로이터>

인도 서부 구자라트 주 아메다바드에서 이륙한 에어인디아 여객기가 13일 오후 런던 개트윅공항을 향해 출발한 직후 추락해 최소 200명이 숨지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로이터는 현지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탑승자 242명 전원이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사고기는 이륙 직후 공항 인근에 위치한 국립 B.J. 의과대학 기숙사 건물에 충돌했다. 추락 시각은 점심시간 무렵으로, 건물 식당 위쪽으로 떨어지며 안에 있던 의대생 다수가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직후 소방대원과 구조요원들이 투입돼 구조 작업을 벌였으며, 현재까지 시신 204구가 수습됐다.
아메다바드시 경찰청장 G.S. 말릭은 로이터 통신에 “회수된 시신은 탑승자뿐 아니라 지상에 있던 피해자일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당국은 신원 확인을 위해 유가족들의 DNA 샘플을 채취하고 있다.

사고 항공기는 에어인디아 소속 보잉 787-8 드림라이너로, 2014년부터 운항해오던 최신형 기종이다. 항공기 추적 사이트 Flightradar24에 따르면 사고기는 이륙 10초 만에 마지막 신호를 보낸 뒤 교신이 끊겼으며, 이륙 직후 관제탑에 긴급 구조 요청 신호, 메이데이(Mayday)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탑승자 명단에는 성인 217명, 어린이 11명, 유아 2명이 포함됐으며, 국적별로는 인도인 169명, 영국인 53명, 포르투갈인 7명, 캐나다인 1명이었다.

사고 현장을 담은 영상에는 항공기가 주거지를 가로지르며 낮게 비행한 뒤 갑자기 시야에서 사라지고, 곧이어 시커먼 연기와 함께 거대한 불기둥이 솟구치는 장면이 포착됐다. 병원으로 이송되는 부상자들의 모습도 담겼다.

미국 항공안전 전문가 앤서니 브릭하우스는 “비행기 착륙 장치가 착륙 단계가 아닌 이륙 직후에도 내려와 있었다는 점이 의심스럽다”며 “비행기가 착륙 중인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고 분석했다.

미국 보잉사는 사고 직후 “사건 내용을 파악 중이며, 인도 당국과 긴밀히 협력 중”이라고 밝혔다. 항공기 엔진 제작사인 GE 에어로스페이스는 사고 데이터 분석을 위해 전문가 팀을 인도로 급파할 계획이다.

영국 정부도 “인도 당국과 협조해 사고 원인 파악에 나서고 있으며, 자국민 피해자 가족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인도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아메다바드에서 일어난 비극적인 사고 소식에 말문이 막힐 정도로 가슴이 아프다”며 “모든 구조 작업을 전폭 지원하라”고 지시했다. 모디 총리의 고향인 구자라트 주의 중심 도시인 아메다바드는 이번 사고로 공항 운영이 일시 중단됐으나 현재는 일부 항공편 운항이 재개된 상태다.

공항 운영사인 아다니 그룹의 회장 고탐 아다니는 “에어인디아 171편의 비극적인 사고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유족들과 현장에 있는 이들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인도에서 발생한 직전의 치명적인 항공 사고는 2020년 케랄라 주 코지코데 공항에서 발생한 에어인디아 익스프레스 사고다. 당시 보잉 737 항공기가 활주로를 이탈해 계곡 아래로 추락하면서 21명이 사망했다.

이번 사고는 인도 항공 역사상 최악의 비극 중 하나로 기록될 전망이다. 2022년 국영 항공사였던 에어인디아는 타타 그룹에 인수됐고, 2024년에는 싱가포르항공과의 합작사인 비스타라와 통합되며 대대적인 개편이 진행 중이었다.

<심영재 기자>

[시카고 한인사회 선도언론 시카고 한국일보]
1038 S Milwaukee Ave Wheeling, IL 60090
제보:224.283.8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