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 트럼프 의제 법안 ‘기술적 수정안’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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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yahoo>

연방하원이 지난 11일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입법 과제를 담은 대규모 세금 감면 및 지출 패키지 법안에 대한 ‘기술적 수정안(technical changes)’을 승인했다. 기술적 수정안이라함은 이미 통과된 법안의 기본틀에서 법적 용어를 명확히 하거나 오류 등을 정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원은 이날 다른 법안을 위한 규칙안에 포함된 형태로 이 수정안을 213대 207로 통과시켰으며, 공화당 내에서는 토머스 매시 의원만 반대표를 던졌다.

이번 수정안은 상원으로 송부하기 전, ‘버드 배스(Bryd Bath)’로 불리는 절차를 통해 상원 법제자문관이 예산조정법안에 부합하지 않는 조항들을 삭제 또는 수정하도록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이 절차는 예산조정법안이 단순 과반(51표)으로 상원을 통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해당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통과 기준은 60표로 높아지며 민주당의 반대에 부딪힐 위험이 있다.

수정된 법안은 공식 명칭으로 ‘One Big Beautiful Bill Act’(한 번에 모든 것을 담은 아름다운 법안)로 불리며, 국방 예산, 에너지 정책, 메디케이드 관련 조항 등에 주요 변화가 있었다.

국방 분야에서는 군 정보 프로그램 강화를 위한 20억 달러, 해상 기뢰 개발 및 통합을 위한 5억 달러, 오하이오급 잠수함 미사일 격실 개조 비용 6200만 달러 등이 삭감됐다.

에너지 관련 조항에서는 미네소타주 경계수역 카누 지역보호구역 인근에 계획된 구리·니켈 광산 채굴권 재승인 조항이 삭제됐다. 해당 광산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갱신됐다가 바이든 행정부에 의해 취소된 바 있다. 이 지역은 검은곰, 무스, 여우 등이 서식하는 생태보호구역이다.

공화당 지도부는 삭제된 일부 조항에 대해 상원 심의 과정에서 재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스티브 스컬리스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우리는 법제자문관의 판단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그 중 하나라도 상원에서 ‘치명적인 조항’으로 판정되면 전체 법안이 60표 기준으로 전환된다. 그런 위험은 절대 감수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원이 수정안을 통과시키면서 이제 공은 상원으로 넘어갔다. 공화당 상원의원들 중 일부는 주 및 지방세 공제 한도를 완화하길 원하고 있으며, 또 다른 일부는 지출 삭감폭을 확대하거나, 2022년 민주당이 통과시킨 친환경 세액공제 혜택의 축소폭을 줄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다만 상원에서 법안 내용이 변경될 경우, 최종 법안은 다시 하원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하원 공화당 지도부가 해당 수정안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법안 전체가 좌초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심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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