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19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 1년이 되는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언제 답방할지 주목된다.
북러는 푸틴 대통령의 지난해 평양 방문을 계기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한 뒤 분야를 가리지 않고 빠른 속도로 밀착하고 있다.
특히 북한이 러시아를 위해 우크라이나전에 파병하고 러시아는 그 대가로 경제·군사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를 정면으로 위반하며 그야말로 혈맹으로 진화했다.
관심은 김정은 위원장의 방러가 언제 이뤄지느냐다.
푸틴 대통령은 평양 방문 당시 다음 정상회담은 모스크바에서 열리길 희망한다며 김 위원장을 초청했다.
두 나라의 밀착 상황을 고려하면 시기의 문제일 뿐 김 위원장의 러시아행은 기정사실로 보인다. 내년 1월로 예상되는 9차 당대회를 앞두고 러시아와의 관계를 더욱 다져놓을 필요성도 있다.
현재 종전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우크라이나전이 완전히 마침표를 찍은 뒤에 모스크바를 찾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5일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이 변수가 될 것”이라며 “북러 정상이 승전국으로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들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위원장 입장에선 다음 정상회담은 우크라이나전이 끝난 뒤에도 러시아와의 동맹 관계가 중·장기적으로 이어지도록 푸틴 대통령을 단도리하기 위한 성격이 될 가능성이 크다.
변수는 역시 교통수단이다. 북한에는 모스크바까지 단번에 갈 수 있는 전용기가 없다. 그는 과거 두 차례의 방러 때는 블라디보스토크 등 극동 지역으로 향했고 전용열차로 충분했다.
김 위원장이 해외 방문 시 항공편을 이용한 건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첫 북미정상회담 때가 유일하다. 당시 중국이 전용기를 제공했는데, 김 위원장이 항공편으로 모스크바로 향한다면 이번엔 러시아가 전용기를 제공할 가능성도 있다.
모스크바까지 열차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기는 하다. 마침 코로나19로 중단됐던 모스크바와 평양 간 직통 철도 운행이 17일 재개될 예정이다.
그러나 장기간 평양을 비워야 한다는 건 부담이어서 가능성이 떨어진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01년 모스크바를 열차로 방문할 당시 23박 24일이 걸렸다.
이런저런 사정들을 고려하면 이번 정상회담도 블라디보스토크 등 북한과 가까운 곳에서 열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오는 9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이 계기가 될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