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억 화소, 사상최대 ‘디카’로 촬영한 우주사진 첫 공개

30
JACQUELINE RAMSEYER ORRELL/SLAC NATIONAL ACCELERATOR LABORATORY

▶세계 최대 디지털 카메라 첫 이미지 공개… 성운·은하 충돌 장관 펼쳐져

우주의 미스터리를 풀 열쇠로 기대를 모았던 베라 C. 루빈 천문대에서 촬영한 첫 이미지가 공개됐다. 세계 최대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된 이 사진들에는 수백만 개의 별과 은하가 어우러진 장관이 담겨 있다.

이번에 공개된 합성 이미지 중 하나는 지구로부터 수천 광년 떨어진 삼열 성운과 석호 성운을 비춘 장면이다. 붉은빛의 가스와 먼지 구름이 성운을 환하게 물들인 모습이 마치 우주 속 몽환적인 풍경을 연상케 한다. 또 다른 이미지는 수많은 별과 은하가 펼쳐진 하늘을 담고 있으며, 나선 은하와 충돌·병합 중인 은하 세 개가 함께 포착됐다.

공개된 영상에는 태양계 내에서 새롭게 발견된 소행성 떼도 포함됐다. 이 중 2,104개는 지금까지 한 번도 관측된 적 없는 천체이며 지구 근접 소행성 7개도 확인됐지만 지구에는 위협이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이미지들은 베라 C. 루빈 천문대가 시험 관측 10시간 남짓 동안 촬영한 자료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특히 삼열 성운과 석호 성운을 담은 이미지는 678장의 사진을 7시간 동안 촬영해 합성한 결과물이다.

천문학자들은 이번 첫 이미지 공개를 손꼽아 기다려왔다. 전문가들은 이 천문대가 앞으로 우주의 오랜 수수께끼를 풀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 과학국 하리엇 쿵 국장 대행은 “지금은 미국 과학의 황금기로 접어드는 시점”이라고 밝혔다.

베라 C. 루빈 천문대는 미국 에너지부와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이 공동 운영하며, 암흑물질의 존재 증거를 발견한 미국 천문학자 루빈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 칠레 중부의 파촌 산 정상에 자리한 이 천문대는 매일 밤 남반구 하늘을 약 1,000장씩 촬영하고 3~4일마다 남반구 전체의 가시적 하늘을 한 바퀴 도는 관측 시스템을 갖췄다.

브라이언 스톤 국립과학재단 비서실장은 “이 놀라운 과학 시설을 통해 우주를 채우고 있는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 등 수많은 우주적 미스터리를 탐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승재 기자>

[시카고 한인사회 선도언론 시카고 한국일보]
1038 S Milwaukee Ave Wheeling, IL 60090
제보:224.283.8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