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저지주 패터슨에서 열린 고등학교 졸업식 도중 극심한 폭염으로 인해 150명이 넘는 인원이 탈진 증세를 보였고, 최소 5명이 탈수 증세로 병원에 이송됐다. 현장은 일시적으로 ‘집단 재난 상황(mass casualty event)’으로 간주됐고, 시는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문제의 졸업식은 23일 오전 힌츨리프 스타디움(Hinchliffe Stadium)에서 열렸으며, 학생들의 가족과 지인들이 긴 줄을 서 있는 가운데 많은 이들이 고열과 갈증에 시달렸다. 제리 스페치알레 패터슨 공공안전국장은 CBS 뉴욕과의 인터뷰에서 “적어도 다섯 명이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현장에서도 수십 명이 치료를 받았다”고 전했다.
졸업식에 참석한 한 여성은 아들의 졸업을 보기 위해 왔다가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현장에서 기도 보조 장치를 착용했다. 여성은 “구급대원들이 병원에 가자고 했지만 아들 졸업식을 놓치고 싶지 않아 거절했다”고 말했다.
당시 행사장에서는 학생과 가족들이 따가운 햇빛 아래 장시간 노출된 반면, 교육청 관계자와 교육위원회 위원들은 텐트 아래 그늘에서 자리를 지켰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에 대해 패터슨 교육구 측은 언론의 논평 요청에 즉각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지만 성명에서 “고온을 예상해 다양한 안전 대책을 마련했다”고 주장했다.
로리 뉴웰 교육감은 “현장에는 응급 구조요원(EMT)이 배치됐고, 냉수, 그늘 공간, 젖은 타월, 얼음, 대형 선풍기, 냉방이 가능한 쿨링 스테이션 등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폭염에 의한 집단 탈진 사태가 벌어진 이후 패터슨 시는 폭염 기간 동안 각종 야외 레크리에이션 활동을 전면 중단하는 등 선제 조치를 시행했다.
안드레 사예흐 패터슨 시장은 24일 SNS에 “극한의 더위로 인해 어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며 “모든 야외 활동은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취소됐으며, 임시 냉방소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시립 도서관에 마련돼 있다”고 밝혔다. 이곳에서는 에어컨이 작동 중이며 시원한 물도 제공된다.
이날 패터슨뿐 아니라 뉴저지 전역, 뉴욕, 코네티컷 일대에도 폭염 경보가 내려졌다. 특히 맨해튼의 기온은 100도를 넘어섰고, 지상 오존 농도 상승으로 인해 공기 질 경보도 발령됐다.
<김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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