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평판 좋은 농장주는 불체자 고용 책임질 수 있게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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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

트럼프 대통령이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불법체류자 단속과 관련해 ‘평판 좋은 농장주’들이 자발적으로 피고용자들의 신분을 책임질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미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21일 기자들과 만나 “평판 좋은 농장주들에 대해서는 그들이 고용하는 사람들에 대한 책임을 지게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농장을 문 닫게 만들 순 없다. 나는 절대 농민들을 해치고 싶지 않다. 그리고 범죄자가 아닌 사람들을 해치고 싶지 않다. 그들은 우리를 행복하고 건강하게 해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추방 공약은 국토안보부(DHS) 내부 자원 부족 등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히고 있다. 특히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은 최근 이민세관단속국에 하루 3,000명 이상의 체포 실적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발언에서도 “농민들은 보호해야 하고, 범죄를 저지른 불체자들은 추방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농장주들에게 고용 이민자의 신분 문제를 일정 부분 책임지게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메릴랜드주 공화당 소속 앤디 해리스 연방 하원의원은 “H-2A, H-2B 비자든, 아니면 다른 형태든 간에 미국 내 충분한 노동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농업 분야를 중심으로 합법적인 노동 비자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국 내 이민자 노동력은 최근 수년간 고령화되는 미국 태생 인구를 보완하며 노동시장 성장에 기여해 왔다. 하지만 이민세관단속국 집중 단속이 본격화될 경우, 생산적인 노동력의 대규모 손실이 우려되고 있다.

전국 농업계와 경제계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에 신중한 기대감을 표했다.

미국 비즈니스이민연합(ABIC) 레베카 시 대표는 뉴스위크에 “트럼프 대통령이 농민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이민 노동자들이 국가 식량 공급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을 인정한 것을 환영한다”며 “농민과 근로자 모두를 보호하는 현실적인 해법 마련을 위해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평판 좋은 농장주들에게 고용된 이민자의 신분을 일정 부분 책임지게 하겠다는 구상을 밝혔지만,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나 시기는 불투명하다. 이미 백악관이 직장 단속 중단 조치를 번복한 사례도 있어, 실질적인 이민 정책 변화가 이루어질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심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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