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스마트폰을 지켜라! 노년층 노리는 디지털 사기 막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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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 김 마이크로소프트 수석매니저 ‘가족 위한 온라인 안전 교육 1’

“택배가 반송됐다는 문자를 받고 링크를 눌렀는데, 스마트폰이 멈췄어요.”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사기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문자와 메신저, 유튜브 영상, 가짜 경고창 등 범죄 수법은 점점 교묘해지고 있으며, 특히 가족을 사칭하거나 긴급한 상황을 조작해 심리적으로 압박하는 방식이 많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고객 성공 수석매니저로 근무 중인 로리 김 씨(사진)는 6월 20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디지털 사기에 가장 취약한 세대는 노년층”이라며 “기술보다 중요한 건 경계심과 가족 간의 소통”이라고 강조했다.

김 수석매니저는 MS에서 고객 성공 전략을 담당하고 있으며, 직원 패밀리즈 커뮤니티 그룹의 공동대표(Co-Chair)를 맡고 있다. 일리노이 영재 아동협회, Administer Justice(법률 서비스 제공), 한인정신건강협회(KAWKA) 등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그는 가족 중심의 디지털 교육과 온라인 보안 인식 개선에 꾸준히 힘쓰고 있다.

김 수석매니저는 “막연한 경고보다, 실제 사기 수법을 예로 들면, 어르신들의 경각심이 훨씬 커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디지털 보안은 가족이 함께 이야기 나눠야 하는 생활 주제”라며 가족 간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근 노년층을 대상으로 가장 빈번히 사용되는 수법은 다음과 같다.

가장 흔한 유형은 정부지원금이나 은행, 택배 회사를 사칭한 문자 메시지다.
‘배송 오류’나 ‘계좌 정지’ 등의 문구로 긴박감을 조성한 뒤, 링크 클릭을 유도한다. 사용자가 이를 누르면 악성 앱이 설치되거나 개인정보가 탈취되는 피해로 이어진다. 일부 사례에서는 스마트폰이 멈추거나 조작이 불가능해지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자녀를 사칭한 메신저 피싱도 대표적인 수법이다.
“엄마, 나 핸드폰 고장 나서 이 번호로 연락했는데, 지금 급하게 돈 좀 보내줘”와 같은 메시지를 통해 부모의 불안을 자극하고 송금을 유도한다. 실제로 많은 어르신들이 자녀의 안전을 걱정한 나머지 사기를 눈치채지 못한 채 금전을 송금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기술지원을 가장한 사기도 자주 발생한다. “컴퓨터가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경고창을 띄워 사용자가 특정 번호로 전화를 걸도록 유도한 뒤, 원격 조작 프로그램을 설치하게 만든다. 이후 사용자의 계좌에 접근하거나 금전 요구가 뒤따른다. 시스템 메시지를 위장한 팝업이나 외국어 경고창이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투자나 복권 당첨을 빙자한 사기도 증가세다. 유튜브 영상이나 단체 채팅방을 통해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식으로 접근한 뒤 초기 투자금을 요구하거나, 당첨금을 받기 위해 수수료를 송금하라고 속인 뒤 사라지는 경우다. 단기간에 부를 얻을 수 있다는 달콤한 말로 피해자를 유인한다.

김 수석매니저는 “기술적 차단 기능도 중요하지만, 모르는 건 누르지 않는 습관이 가장 강력한 방어 수단”이라며 “무엇보다도 가족 간의 지속적인 대화와 점검이 피해를 예방하는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어르신들이 실천할 수 있는 기본 원칙은 다음과 같다.

모르는 번호나 링크는 절대 클릭하지 않는다. 급하게 송금을 요구하는 연락이 오면 반드시 전화로 본인 확인을 한다. SSN 번호나 계좌번호, 카드번호, 비밀번호 등 개인정보는 누구에게도 알려주지 않는다. 스마트폰에 이상한 알림이 떠도 혼자 조치하지 말고 가족에게 먼저 물어보는 것이 필요하다.

그는 “어르신들이 사기를 당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당황해서 혼자 판단한 경우”라며 “혼자 결정하지 말고 가족에게 묻는 습관을 들이면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어르신들이 보안 설정을 직접 하기 어렵다면, 자녀나 보호자가 함께 확인해줘야 한다.
김 수석매니저는 다음과 같은 설정을 추천했다.

▲스마트폰 내 ‘스팸 문자 자동 차단’ 기능 켜기 ▲은행 앱과 메신저 앱에 ‘2단계 인증’ 설정 ▲앱 설치 전 자녀 승인 필요하도록 설정 ▲스마트폰 ‘기기 위치 찾기’ 기능 활성화

김 수석매니저는 “단 한 번의 설정만으로도 큰 피해를 막을 수 있다”며 “기술적 도움은 자녀 세대가 책임감 있게 도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주일에 한 번 ‘디지털 가족회의’를 통해 최근 받은 문자나 알 수 없는 연락 사례를 공유하거나, 자녀가 직접 스마트폰 보안을 점검하며 사기 수법 알려주는 방법도 효과적이다. 사기 수법이나 보안 정보를 가족 단톡방에서 함께 나누는 문화를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는 “많은 어르신들이 ‘누구한테 물어볼지 몰라서 그냥 눌렀다’고 하시는데, 가족 간 열린 대화가 최고의 예방책”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기를 당했다고 해서 부모님을 나무라기보다, 함께 원인을 점검하고 예방법을 복습하는 태도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실수해도 가족이 도와줄 수 있다는 신뢰가 있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

가족 간 ‘확인용 암호’를 미리 정해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는 “가족을 사칭한 메시지가 오면 ‘우리 암호가 뭐야?’라고 물어보라”며 “사기범은 절대 대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노년층이 꼭 기억해야 할 핵심 수칙은 아래와 같다.
모르는 문자나 링크는 절대 클릭하지 않고, 급한 송금 요청은 반드시 전화로 확인한다. 또한 자녀가 보안 설정과 점검을 정기적으로 도와주며, 나무라기보다는 함께 대처하는 가족 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예방할 수 있다.

김 수석매니저는 마지막으로 다음과 같이 당부했다.

“디지털 세상은 모든 세대를 연결하지만, 동시에 모든 세대를 노린다”며 “디지털 보안은 전문가 영역이 아니기에 가족이 함께 지켜야 하며, 서로 배우고 돕는 분위기를 만들면 누구나 안전하게 온라인 세상을 누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윤연주 기자>

※ 인터넷 안전의 달을 맞아 6월 28일자 C섹션 교육면에서는 디지털 보호법 2편 ‘자녀를 위한 온라인 안전 교육’을 소개한다.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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