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사상 최대 규모의 드론·미사일 공습을 감행하면서 우크라이나의 F-16 전투기 1대가 전투 중 격추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30일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가 이날 새벽까지 총 537기의 드론과 미사일을 우크라이나 전역에 발사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드론 477기, 미사일 60기가 우크라이나를 향해 날아든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번 공격을 “러시아의 침공 이후 최대 규모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서쪽으로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폴란드도 즉각 대응에 나섰다. 폴란드군 작전사령부는 엑스를 통해 “국경 인근 지역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가용 가능한 모든 전력과 자원을 투입했다”며 “전투기 비상 출격, 지대공 방어 시스템, 레이더 정찰 체계를 최고 수준으로 가동했다”고 밝혔다. 다만 2시간 뒤 “러시아 공습 위협이 감소해 비상 대응 태세를 해제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공군에 따르면 이번 공격을 막기 위해 미제 F-16 전투기들이 투입됐고, 이 과정에서 수십 대의 공격용 드론이 격추됐다. 그러나 F-16을 조종하던 마크심 우스티멘코(계급 중령) 대령은 7개의 표적을 성공적으로 격추한 후, 8번째 표적을 겨냥하던 중 기체가 피격돼 추락했다. 공군은 “우스티멘코 대령은 민가를 피해 비행기를 유도했지만 탈출할 시간은 부족했다”며 그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
러시아군은 이번 공습을 “우크라이나의 군수산업 시설과 정유소를 겨냥한 정밀 대규모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텔레그램을 통해 “킨잘(Kinzhal) 극초음속 미사일을 포함한 장거리 공중·해상·지상 무기와 무인기(UAV)를 동원해 모든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드론 3대도 격추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중부 체르카시 인근 스밀라 시의 한 주거 건물이 드론 공격을 받았으며, 어린이 1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스티멘코 대령의 사망 경위를 조사하라고 지시하며 “우크라이나 공군은 하늘을 영웅적으로 방어하고 있다. 조국을 지키는 모든 이들에게 감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푸틴은 국제사회의 평화 촉구에도 불구하고 전쟁을 계속하기로 오래전에 결심했다”며 “전쟁을 끝내려면 침략국에 대한 압박과 우크라이나의 방어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산 방공 시스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미국과 유럽, 모든 우방국의 정치적 결단과 지원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심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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