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기념일 연휴, 미국 전역 고속도로·공항 대혼잡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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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올해 독립기념일(7월 4일) 연휴 기간 동안 미국 전역에서 교통 혼잡이 극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번 연휴 동안 최소 50마일 이상을 이동하는 여행객이 7220만 명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보다 170만 명, 팬데믹 이전인 2019년보다 700만 명이 더 많은 수치다.

AAA 트래블 부대표 스테이시 바버는 “7월 4일은 여름철 가장 인기 있는 여행 시기 중 하나”라며 “올해는 메모리얼데이 연휴 이후 강한 여행 수요가 계속되고 있으며, 연휴가 금요일에 걸치면서 긴 주말을 보내거나 아예 일주일 전체를 가족·친구들과 보내려는 사람들이 많다”고 밝혔다.

공항도 연휴 특수를 맞아 기록적인 혼잡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연방교통안전청(TSA)은 독립기념일 주간 동안 1850만 명 이상의 항공 승객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TSA는 지난달 22일 하루 동안 310만 명을 검사하며 역대 하루 최다 기록을 세운 바 있다. 하 응우옌 맥닐 TSA 국장 대행은 “공항 혼잡에 대비해 충분한 인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최신 기술을 적극 활용해 보안과 승객 편의를 동시에 높이겠다”며 “특히 가족 단위 여행객을 위해 신속한 검색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7일부터 전면 시행된 리얼 아이디(REAL ID) 규정에 따라 전체 승객의 약 94%가 적법한 신분증을 소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 당국도 바빠진 하늘길을 예고했다. 연방항공청(FAA)은 올해가 지난 15년간 가장 바쁜 독립기념일 주간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7월 3일 하루 동안 국내외 항공편 5만 1,000여 편이 운항될 예정이다. 미국항공협회(A4A) 역시 올해 여름철 항공 승객이 사상 최대인 2억 72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항공사들은 하루 평균 2만 7,000여 편을 운항 중이며, 이는 지난해보다 4% 증가한 규모다. 해외여행 수요도 강세를 보이며, 특히 멕시코, 캐나다, 도미니카공화국, 영국, 이탈리아가 인기 목적지로 꼽히고 있다.

도로 교통도 만만치 않다. AAA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이번 주 갤런당 3.22달러로 한 달 전보다 5센트 올랐다. 이는 최근 이란 핵시설을 겨냥한 미국 공습 이후 국제유가가 반등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여전히 27센트 저렴하다.

주별로 보면, 캘리포니아가 4.62달러로 가장 비싸고 하와이(4.47달러), 워싱턴(4.45달러), 오리건(4.06달러), 네바다(3.81달러) 등이 뒤를 잇는다. 반면 미시시피는 2.73달러로 가장 저렴하며, 오클라호마, 텍사스, 테네시, 루이지애나, 아칸소 등 남부 지역이 대체로 저렴한 편이다.

전기차 운전자들도 지역별 충전 요금 격차에 주의해야 한다. AAA에 따르면, 이번 주 공공 충전소의 평균 전기요금은 kWh당 36센트로 전주와 비슷했다. 웨스트버지니아와 알래스카는 51센트로 가장 비쌌고, 캔자스가 26센트로 가장 저렴했다.

당국은 독립기념일을 맞아 공항, 고속도로, 충전소 등 모든 교통망에서 극심한 혼잡이 예상된다며, 여행객들에게 사전 계획과 충분한 여유를 당부했다. 바버 부대표는 “가족·지인들과 함께 추억을 쌓는 특별한 시간이 될 수 있지만, 교통 혼잡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미리 여행 일정을 계획하고 인내심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심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