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이후 무당파 유권자들 사이에서 지지율 하락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집계 기관 디시전데스크HQ(DDHQ)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무당파 순지지율은 지난달 24일 기준, 집권 2기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트럼프의 부정평가율이 처음으로 60%를 넘어섰으며, 이는 6월 내내 이어진 전반적인 지지율 하락 흐름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정치 전문가들은 이번 흐름의 핵심 원인으로 경제 실망감을 꼽는다. 트럼프 대통령이 2024 대선에서 무당파 유권자 표심을 상당 부분 확보하며 승리를 이끌었던 것과 대조적인 상황이다.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당시 무당층 집단에서 카말라 해리스 전 부통령과 동률을 기록했다. 이는 2020년 대선에 비해 트럼프에게 9%포인트 유리한 변화였지만, 최근 이 지지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층에서는 비교적 고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내 지지율은 10%대 중반 이하, 공화당 내에서는 80% 수준을 유지 중이다.
하지만 무당파 유권자들의 경우 지지율 변동폭이 뚜렷하다. DDHQ 데이터 사이언스 국장 스콧 트랜터는 “현재 움직이는 집단은 무당파”라며 “트럼프는 자신의 지지층을 지키고 있고, 민주당 지지층은 여전히 트럼프를 싫어한다. 그래서 무당파의 변동이 더욱 부각된다”고 설명했다.
트랜터 국장은 또 “무당파 표심 변동이 전체 투표 결과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제한적”이라며 “트럼프 지지층에서 3~4%포인트 변동이 무당파 전체 변동과 비슷한 효과를 내기 때문에, 대규모 변화가 아닌 이상 실제 표심 흐름을 바꾸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경제 상황도 지지율에 영향을 주는 주요 변수다. 최근 미국 증시는 상승세를 타며 S&P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핵심 물가지표가 동시에 오르는 등 불안 요소가 여전하다.
무당파 유권자 여론을 조사하는 인디펜던트센터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평가가 37%에 그쳤다. 특히, 부채 감축, 물가 안정, 정부 지출 삭감, 정치적 분열 해소 등 핵심 공약에 대한 실망감이 확산됐다. 센터의 루라 포컴 소장은 “무당파 유권자들이 트럼프를 선택했던 이유는 경제에 대한 기대 때문이었지만, 현실은 기대에 못 미친다”며 “유권자들은 이념을 떠나 실질적 경제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DDHQ에 따르면, 트럼프의 현재 전체 지지율은 45.8%다.
공화당 전략가 콘스탄틴 퀘라드는 의회 정당 지지도를 근거로 보다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지난달 25일 기준, 공화당과 민주당 양당 지지도는 각각 45.1%로 동률을 기록 중이다. 퀘라드는 “의회 선거는 인구 분포상 공화당에 다소 유리하다”며 “민주당이 하원 장악을 원한다면 최소 몇 %포인트 앞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2024 대선에서 트럼프는 소수계, 무당파, 흑인·히스패닉 남성 등 다양한 집단에서 지지세를 확장했는데, 이 흐름이 지속될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트랜터는 “현재 트럼프의 지지율은 민주당이 2026년 선거를 앞두고 바라는 그림”이라면서도 “다만 선거가 12개월 이상 남은 만큼, 이 흐름이 유지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심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