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 CEO 전격 사임… 머스크의 ‘엑스’, 불확실한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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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악시오스

세계 최대 실시간 소셜 플랫폼 ‘엑스(X)’가 또다시 혼란에 빠졌다. 린다 야카리노 최고경영자(CEO)의 갑작스러운 사임으로 인해, 엑스의 미래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야카리노는 엑스의 광고 사업을 정상화하고 회사를 안정화시키기 위해 2023년 영입된 인물이다. 하지만 세계 광고 산업에서 손꼽히는 리더인 그조차도 일론 머스크를 제어하는 데는 한계를 느낀 것으로 보인다.

야카리노가 CEO로 임명될 당시부터 업계에서는 광고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최대 과제가 될 것이라 예견했다. 그러나 머스크는 지난해 말 광고주들의 불매운동에 대해 “엿 먹으라”는 거친 표현까지 사용하며 광고 비즈니스에 대한 혐오감을 공공연히 드러냈다.

회사는 새로운 제품들을 잇따라 출시했지만, 머스크의 초점은 광고 사업 경쟁력이 아닌 엑스를 ‘만능 앱(everything app)’으로 바꾸는 데 맞춰져 있었다. 그는 결제 기능 등 SNS와 직접 관련 없는 서비스를 강화하는 데 집중했다.

머스크는 이러한 방식으로 엑스의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려 했지만, 외부 추산에 따르면 엑스는 여전히 광고 수익 손실을 메우기에는 한참 부족한 상황이다.

올해 3월, 머스크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엑스AI는 엑스를 전량 주식 교환 방식으로 인수했다. 이로 인해 엑스는 이제 독립적인 회사가 아니라 엑스AI 산하 구조로 편입됐고, 이에 따라 엑스의 재정적 어려움은 외부에서 더욱 파악하기 어려워졌다.

문제는 머스크가 엑스 데이터를 Grok과 같은 AI 모델 학습에 활용할 경우, 엑스 플랫폼 자체의 혁신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도 미디어나 SNS 플랫폼을 인수해 다른 사업을 강화하려던 기업들이 정작 인수 대상의 성장성과 혁신성을 잃는 사례가 많았다.

야카리노가 재임한 지난 2년 동안 엑스는 실시간 글로벌 담론의 중심지로서의 위치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경쟁 플랫폼들이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 Similarweb 자료에 따르면 엑스는 여전히 웹 방문자 수 기준으로는 가장 우위에 있지만, 모바일 앱 사용자 수에서는 메타(Meta)의 ‘인스타그램 스레드(Threads)’가 바짝 추격 중이다. 스레드는 10억 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한 인스타그램과 연동되어 있어 빠른 성장이 가능한 구조다.

업계에서는 야카리노가 100억 달러 규모의 광고 사업을 이끌었던 베테랑임에도 불구하고, 엑스의 광고 비즈니스 회복에는 어려움을 겪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시장조사업체 e마케터(eMarketer)는 지난 5월 발표에서 엑스의 광고 수익이 4년 만에 처음으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지만, 여전히 머스크 인수 이전인 2021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했다.

더 큰 문제는 브랜드 안전성에 대한 광고주의 우려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복귀한 이후로 브랜드 관련 논의가 일부 달라졌지만, 기업들은 여전히 야카리노가 콘텐츠 검열과 같은 주요 의사 결정에서 균형감 있는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해왔다.

그러나 최근 수개월 동안 드러난 것은 머스크의 최대 관심사가 광고나 플랫폼 관리가 아닌 AI 개발이라는 사실이다. 특히 머스크의 AI 챗봇 ‘Grok’은 반유대주의적 표현과 공격적 언어를 노출시켜 비판을 받았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모델 학습 방식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신속히 식별하고 업데이트하고 있다”고 밝혔다.

엑스는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실시간 담론의 장이지만, 그 미래는 머스크의 방향성과 판단에 전적으로 달려 있는 모양새다.

<심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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