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C “건강 위기 경고음”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발표한 새로운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12세에서 17세 사이 청소년의 약 32.7%, 즉 3명 중 1명꼴로 당뇨병 전단계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제2형 당뇨병은 물론 심장병, 뇌졸중 등 만성질환의 발병 위험까지 높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어 전문가들은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크리스토퍼 할리데이 CDC 당뇨병관리국장은 “청소년 대상의 이번 조사 결과는 미국 사회에 보내는 경고음”이라며 “제2형 당뇨병은 우리 아이들의 건강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다행히 지금이라도 방향을 바꾸기에는 늦지 않았다”며 “건강한 식습관과 꾸준한 운동 같은 단순한 생활습관 변화만으로도 제2형 당뇨병을 충분히 예방하거나 지연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는 전국건강영양조사(NHANES)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성됐으며, 청소년을 대상으로 당뇨 진단 여부를 묻고 공복 혈당 및 당화혈색소(A1C) 수치를 분석한 결과, 2023년 기준 약 840만 명의 청소년이 당뇨 전단계로 추정됐다.
CDC에 따르면, 수집 방식 변화로 인해 과거 수치와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동일한 방법을 적용하면 2015~2016년 동일 연령대의 당뇨 전단계 비율은 약 28%로 추산되며, 과거에는 20% 수준으로 알려져 있었다. 이번 보고서는 2017년부터 2020년 3월까지와 2021년 8월부터 2023년 8월까지 두 기간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성됐다.
국립보건원(NIH)을 비롯한 다른 연구 결과들도 이러한 청소년 당뇨 전단계 증가 추세를 뒷받침하고 있으며, 최근 성인 당뇨병 신규 진단 사례도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CDC는 2023년 한 해 동안 150만 명 이상의 성인이 새롭게 당뇨병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모든 청소년이 당뇨 전단계에서 실제로 제2형 당뇨병으로 발전하는 것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미네소타대학교 소아비만의학센터의 메그 벤시그너 소아내분비 전문의는 “진단 당시 체질량지수(BMI)나 A1C 수치가 높고, 체중이 증가했으며, 건강에 불리한 사회적 환경 요인을 가진 아이일수록 제2형 당뇨병으로의 진행 위험이 높다”고 설명했다.
벤시그너 박사는 “당뇨 전단계 진단 자체가 이미 췌장, 특히 베타세포에 심각한 부담이 가해지고 있다는 신호”라며 “소아 제2형 당뇨병은 성인보다 베타세포 기능이 훨씬 빨리 악화되므로, 대부분의 아이들을 제2형 당뇨병으로 발전할 수 있는 환자로 간주하고 관리한다”고 말했다.
신시내티 아동병원의 낸시 크림민스 소아내분비 전문의는 “사춘기 이후 정상 혈당으로 되돌아가는 청소년이 전체의 70%에 달할 수 있다는 이전 보고서가 있었고, 다른 연구들은 45%에서 75% 사이로 예측한다”며 “문제는 누가 당뇨병으로 진행하고 누가 회복될지를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크림민스 박사는 “성장호르몬을 포함한 사춘기 호르몬 변화가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기 때문에, 사춘기 자체가 당뇨 전단계를 유발하는 원인 중 하나가 된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그는 소아 제2형 당뇨병을 “매우 공격적이고 반드시 예방해야 할 질환”이라고 강조했다.
제2형 당뇨병은 췌장의 베타세포가 충분한 인슐린을 생산하지 못하거나, 생산된 인슐린이 제대로 작용하지 않는 것이 원인인 반면, 제1형 당뇨병은 면역 체계가 췌장의 인슐린 생성 세포를 잘못 공격하는 자가면역 질환이다.
<심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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