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전통과 현대 아우르는 한국 무용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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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한국무용단 이애덕 단장(오른쪽)과 백지숙 부단장이 7월 10일 본보를 방문했다. 사진 윤연주 기자

▶시카고 한국무용단 대공연
▶7월 27일, 스코키 퍼포밍 아트 센터

화려한 궁중무용부터 현대적인 감각이 더해진 창작무용까지, 한국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이 무대 위에 펼쳐진다. 시카고 한국무용단(단장 이애덕, 이사장 김영기)이 7월 27일(일) 오후 5시 30분, 스코키 퍼포밍 아트 센터(9501 Skokie Blvd, Skokie, IL)에서 대공연을 선보인다.

이번 무대는 한국의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작품들로 구성돼, 한국 문화의 깊이와 다양성을 동시에 전한다. 공연을 이끄는 이애덕 단장은 “전통 무용의 미를 살리면서도 현대적인 창작 감각을 더해 더 많은 관객과 소통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부단장 백지숙 씨도 “관객 각자의 취향에 맞는 무대를 선물처럼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작품을 준비했다”며 기대감을 더했다.

특히 올해 처음 선보이는 궁중무용 ‘선유락’은 조선시대 궁중에서 전해 내려온 전통 춤으로, 물 위의 배에서 풍류를 즐기며 추던 형식을 그대로 재현한다. 긴 소매의 당의와 화려한 머리 장식 등 전통 의상을 갖추고 절제된 동작으로 표현되는 선유락은 고요하면서도 우아한 미감을 담고 있다. 공연을 위해 새로 제작한 16벌의 궁중 의상은 시각적 웅장함까지 더할 예정이다.

민속무용도 다채롭게 펼쳐진다. 산조춤, 검무, 살풀이가 대표적인데, 특히 산조춤은 느린 가락에서 점점 속도를 높이며 무용수의 기교와 감정을 담아낸다. 검무는 칼을 들고 추는 춤으로 전통적 의미에서 벗어나 현대적인 연출을 통해 부드럽고 유연한 동작으로 새롭게 선보인다. 또 연방정부의 펀드를 받아 지역사회와 전문가 대상 워크숍을 거쳐 재구성한 살풀이 무대도 기대를 모은다.

창작무용 부문에서는 세대별 시선을 담은 다양한 시도가 이뤄졌다. 고등부 학생들이 전쟁과 분단, 해방의 의미를 담아낸 ‘지금도 우리는’은 젊은 세대의 감각으로 한국 근현대사의 상처와 회복을 표현한다.

백지숙 부단장이 무대에 오르는 ‘노을빛 하루’는 인생의 여정을 돌아보는 작품으로, 삶 속의 기쁨과 슬픔, 그리고 회한을 담담하게 풀어낸다. 여기에 한국 전통 악기 ‘박’을 활용한 창작무용도 무대에 오른다. 음악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악기로 쓰이는 ‘박’은 이번 공연에서 새로운 상징으로 탈바꿈한다.

어린이 관객들을 위한 무대도 돋보인다. 한국 무용으로 재해석된 ‘백설공주’는 전통 의상을 입은 등장인물들이 이야기를 따라가며 춤을 추는 창작극으로, 아이들이 친숙한 스토리 속에서 자연스럽게 한국 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시카고 한국무용단은 과거 ‘심청이’, ‘선녀와 나무꾼’, ‘신데렐라’, ‘흥부와 놀부’ 등을 무용극으로 재구성해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이번 공연에는 7세 어린이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세대가 무대에 오르며, 가족 같은 분위기 속에서 수개월간 연습이 이어졌다. 각 연령층에 맞는 작품을 위해 세분화된 연습이 진행됐고, 의상과 소품 역시 대부분 무용단 내부에서 직접 제작했다. 실제 공연에 등장할 배 모형과 깃발 등도 단원들과 학부모, 이사진의 손길로 완성됐고, 장인의 마음으로 한 땀 한 땀 정성을 들여 만들어졌다.

이애덕 단장은 한국 무용에 대해 “삶의 동반자이자, 내가 이국 땅에서 나의 정체성을 지킬 수 있게 해주는 문화”라고 말한다. 백지숙 부단장도 “어릴 적 자신이 미국인이라고 생각했던 아이들이 무용을 통해 ‘나는 한국인이구나’라고 자각하게 된다”며 ”다문화 사회 속에서 한국 문화의 자리를 지켜나가는 데 책임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윤연주 기자>

티켓 문의: (773) 600-1744
웹사이트: chicagokoreandanc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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