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 슈퍼맨’ 논란에 미 보수 진영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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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더힐>

DC 코믹스의 대표 캐릭터 ‘슈퍼맨’을 재해석한 신작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보수 진영의 강한 반발에 직면하고 있다. 연출을 맡은 제임스 건 감독이 슈퍼맨에 담긴 정치적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로 유명한 건 감독은 최근 영국 더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슈퍼맨은 다른 곳에서 와서 이 나라를 형성한 이민자”라고 표현했다. 슈퍼맨을 이민자로 묘사하는 것이 일부 관객에게 불쾌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지적에 그는 “신경 쓰지 않는다”고 답했다. 건은 “슈퍼맨은 곧 미국의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발언 이후 보수 진영을 중심으로 비판이 확산되며, 영화 개봉 전부터 관련 담론이 급속히 퍼지고 있다. 영화 분석 사이트 Box Office Theory의 창립자 숀 로빈스는 “슈퍼맨 같은 브랜드에 추가적인 인지도는 필요 없지만, 이런 논란이 사회적 대화를 불러일으키는 건 확실하다”며, “현대는 정치와 대중문화가 그 어느 때보다 밀접하게 얽혀 있다”고 말했다.

SNS와 보수 언론을 중심으로 건 감독의 발언을 비판하는 게시물과 방송, 팟캐스트가 급증하고 있다. 보수 논객들은 슈퍼맨을 이민자로 묘사한 감독의 발언이 “할리우드 좌파 편향의 전형적인 사례이며, 관객에게 불필요한 정치적 메시지를 강요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공화당 정치 전략가 켈리앤 콘웨이는 폭스뉴스에 “영화관은 이념 강의를 들으러 가는 곳이 아니다”라며 “이 영화가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우파 성향의 데일리 메일은 “크립토나이트보다 끔찍한 리뷰”라는 제목으로, “좌파적 슈퍼맨 리부트가 혹평을 받고 있으며, 일부 평론가는 이를 ‘복잡하고 산만한 영화’라고 평했다”고 보도했다.

제임스 건 감독은 2022년, 보다 어둡고 전통적인 시각으로 DC 캐릭터를 해석했던 잭 스나이더를 대신해 DC 유니버스의 창의 책임자로 발탁됐다. 마블의 성공 사례를 DC에 적용하려는 시도로, 건 감독의 보다 직접적이고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연출 방향이 현대 소비자와 오랜 팬층 모두에게 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일각에서는 건 감독의 발언이 철저하게 계산된 사전 논란 전략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노스이스턴대학교의 영화·문화 전문가 스티브 그라넬리는 “이러한 사전 논쟁은 오히려 영화의 흥행 기대감을 높이는 전략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건 감독은 자신의 비전을 명확히 이해하고 있으며, 논쟁을 회피하지 않는 인물”이라고 분석했다.

<심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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