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12만 달러 돌파… 워싱턴과 시장 기대감 타고 상승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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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reuters

하반기 전망 놓고는 의견 엇갈려

비트코인 가격이 14일 오전 한때 12만 달러를 돌파하며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최근 몇 주간 미국 의회 움직임과 인플레이션 달러 가치 하락 우려 속에서 강세장을 이어가고 있다.

비트코인은 가격 변동성이 큰 자산으로, 일반적으로 기술주와 같은 고위험 자산의 흐름을 따른다. 하지만 2025년 들어서는 기술주보다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11일까지 올해 누적 수익률은 금이 27.7%로 가장 높고, 비트코인이 그 뒤를 이어 25.9% 상승했다. 같은 기간 나스닥 100지수는 8.7%, S&P 500지수는 7% 올랐다.

14일 아침 기준 전 세계에 유통 중인 약 2천만 개의 비트코인 가치는 총 2조4천억 달러에 달한다. 이는 아마존을 제치고 세계 5위 규모 자산군으로 올라섰으며 애플의 3조1천억 달러에 근접하고 있다고 암호화폐 전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이번 상승세는 대부분 최근 몇 주 사이에 집중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 부분 철회와 세금 감면 및 지출 확대 법안 통과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해당 법안은 전반적으로 세금을 줄이면서도 연방 부채를 늘려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인이 됐다.

달러의 가치가 다른 통화 대비 하락하면서 국제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기축통화 리스크에 대한 대안 자산으로 주목하는 흐름도 강해졌다.

또한 최근 대형 금융기관들이 암호화폐 관련 투자에 관심을 보이면서, 관련 입법 움직임도 활발해졌다. 공화당이 주도하는 하원은 이번 주를 ‘크립토 주간’으로 선언하고, 디지털 자산 규제와 관련된 세 가지 법안을 다룰 예정이다. 이 가운데 하나인 ‘GENIUS법’은 기업들이 자체 암호토큰을 발행할 수 있는 기준을 명확히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 법안들에 여러 수정안을 제안할 계획이지만 통과 여부는 불확실하다. 민주당은 전반적으로 암호화폐의 제도권 편입에 회의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암호화폐 상승세는 트럼프의 추정 자산에도 영향을 미쳤다. 블룸버그는 이달 초 비트코인 관련 자산 덕분에 트럼프 대통령의 순자산이 약 6억2천만 달러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이 점을 들어 암호화폐 입법에 반대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하반기 비트코인 가격 전망에 대해선 시장 내 의견이 갈리고 있다. 전 세계 기준금리의 향방이 주요 변수로 꼽힌다. 최근처럼 금리가 낮을 경우 고위험 자산인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 여력이 커지지만, 각국 정부가 재정 지출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금리 인상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김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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