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연합(EU)과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모든 상품에 대해 3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해당 조치는 오는 8월 1일부터 발효되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지속적인 무역적자를 바로잡고 국가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한 양국 정상에게 보낸 서한에서 “EU와 멕시코는 수년간 미국산 제품에 각종 관세와 비관세 장벽을 부과해왔다”며 “이번 조치는 그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두 나라가 미국에 대한 무역 장벽을 강화할 경우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경제적·국가안보 차원에서 무역적자를 줄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멕시코가 미국으로 유입되는 불법 이민과 펜타닐 문제에 있어 일정 부분 성과를 냈지만, 여전히 마약 카르텔을 근절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는 이어 “멕시코가 무역 장벽을 낮추고 카르텔 대응에 진전이 있다면 관세율 조정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EU 집행위원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에게 보낸 서한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의 미국산 제품에 대한 무역 장벽은 불공정하고 지속 불가능하다”며 “30%는 최소한의 조치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EU가 미국산 제품에 대한 모든 관세를 철폐하고 완전한 시장 접근을 허용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미국-EU 관계의 진전에 따라 관세율을 상향 또는 하향 조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럽연합은 미국과의 관세 충돌을 피하기 위해 8월 1일까지 최소한의 합의 도출을 목표로 하고 있었으며,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50% 고율관세를 보류하면서 일부 진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따르면, EU는 2024년 미국의 최대 수입 공급처로, 미국의 EU 수입액은 전년 대비 5.1%(294억 달러) 증가한 6058억 달러에 달했다. 같은 해 미국의 EU 대상 상품 무역적자는 2356억 달러로, 전년 대비 12.9%(269억 달러) 증가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성명에서 “8월 1일까지 협상을 지속할 것이며, EU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모든 조치를 강구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30% 관세가 “양측의 공급망을 심각하게 교란시킬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EU는 규칙에 기반한 국제무역 질서를 계속해서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심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