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최근 260명의 사망자를 낸 에어인디아 항공기 추락사고와 관련해, 국내에서 운항 중인 보잉 기종 전체에 대해 연료 스위치 잠금장치 점검을 실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2018년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안전 권고에 근거해 점검을 준비 중이라며, 구체적인 시행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문제의 연료 스위치 잠금장치는 지난달 발생한 에어인디아 소속 보잉 787-8 추락 사고의 예비 보고서에 언급되며, 현재 사고 원인 조사 대상 중 하나로 부각되고 있다. 해당 사고에서는 이륙 직후 연료 스위치가 ‘주입(run)’ 모드에서 ‘차단(cut off)’ 모드로 거의 동시에 전환되며 추락으로 이어졌지만, 비행 중 어떻게 스위치가 작동했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에어인디아는 사고 이후 주말 동안 자사 보유 보잉 787 및 737 기종의 연료 스위치 잠금장치에 대한 전수 점검에 착수했다.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까지 787 기종의 약 절반, 737 기종의 대부분에 대한 점검이 완료됐으며, 나머지도 조만간 마무리될 예정이다.
일본항공(JAL)도 성명을 통해 “안전이 최우선이며, 관련 조사 경과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조사 결과에 따라 필요한 점검을 즉시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FAA는 2018년 당시 해당 연료 스위치의 잠금 기능이 비정상 작동하지 않도록 정기 점검을 권고했으나, 의무사항으로 규정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로이터가 입수한 문서와 복수 소식통에 따르면, 보잉과 FAA는 최근 내부적으로 항공사와 규제 당국에 연료 스위치 잠금장치가 “안전하며, 별도 점검이 필요 없다”는 통지를 비공식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인디아의 사고 예비보고서는 FAA의 2018년 권고가 법적 의무사항이 아니었기에, 자사 항공기에는 해당 점검이 시행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사고 항공기의 스로틀 제어 모듈(연료 스위치 포함)은 2019년과 2023년 두 차례 교체된 정비 기록이 남아 있으며, 이는 해당 기체에 국한되지 않고 비행시간 2만4천 시간 경과 후 계획된 정비 교체였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에어인디아 CEO 캠벨 윌슨은 15일 내부 메모에서 “사고 조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예비 보고서만으로 성급한 결론을 내리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심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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