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달부터 유럽연합산 수입품에 3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프랑스 와인과 치즈 업계가 극심한 불안에 빠졌다. 프랑스 식품 업계는 이번 조치가 자국 농업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발표에서 오는 8월 1일부터 EU 회원국에서 수입되는 제품에 대해 3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유럽연합이 미국에 “크고 지속 불가능한 무역적자를 안기고 있으며, 이는 중대한 국가안보 위협”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유럽 측이 보복 관세를 시행할 경우, 그에 상응하거나 더 높은 추가 관세로 대응하겠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프랑스 식품산업협회(ANIA)의 장-프랑수아 루아조 회장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30% 관세는 프랑스 식품 산업에 재앙이 될 것”이라며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프랑스 유제품 산업협회(FNIL)의 프랑수아 자비에 위아르 대표도 “이번 조치는 우유와 치즈 생산자에게 큰 충격”이라며, “미국은 우리에게 중요한 시장이다. 이번 조치는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우리가 새롭게 적응해야 할 환경”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프랑스 유제품 업계는 수출 비중이 높고, 특히 치즈의 경우 상당량이 미국으로 향한다”며 “전략을 재정비하지 않으면 매년 수천만 유로의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위아르 대표는 프랑스 유제품 산업이 매년 약 3억 5천만 유로(미화 약 4억 900만 달러)어치를 미국에 수출하고 있으며, 주요 품목은 브리(Brie) 치즈를 포함한 고급 치즈라고 밝혔다.
프랑스 농식품홍보센터(CNPA)의 야닉 피알리프 회장도 “미국 소비자들이 인플레이션으로 지갑이 얇아진 상황에서, 와인 같은 기호품은 쉽게 구매를 포기하게 될 수 있다”며 “가격 경쟁력 약화는 불가피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달러 약세도 수출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표 이후, 유럽연합 집행위원장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은 엑스를 통해 “이번 조치는 양측의 기업과 소비자, 환자 모두에게 피해를 줄 것”이라며 “8월 1일 이전에 협상 타결을 목표로 노력하겠지만, EU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비례적 보복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폰 데어 라이엔 위원장은 별도 성명을 통해 “규칙에 기반한 국제 무역 질서를 지키는 글로벌 파트너십을 계속 심화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 통상 전략이 본격화되면서, 대서양 양측의 무역 전쟁 가능성도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프랑스 내 식품업계는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될 수 있다는 위기감 속에 대응 방안을 모색 중이다.
<심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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