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반 ‘발로 뛴 외교’ 되돌아보며…
‘발로 뛰는 외교’를 실천해 온 정영호 주휴스턴 총영사가 7월 중순 임기를 마치고 귀국한다. 정 총영사는 2023년 1월 부임 이후, 2년 반의 재임을 마무리하며 본지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의 성과와 소회를 전했다.
정 총영사는 “외교의 본질은 결국 사람과의 신뢰에서 시작된다”며 “진심을 담은 소통과 현장 중심의 실천이 외교의 힘이 될 수 있음을 체감한 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정 총영사는 휴스턴 총영사관의 관할 지역인 텍사스, 오클라호마, 아칸소, 루이지애나, 미시시피 5개 주를 아우르며 한인사회의 안정과 권익 향상을 위해 노력해 왔다.
그는 “부임 첫해, 두 개의 중남부 한인회 회장단을 공관으로 초청해 연대와 화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며 “그 결실로 지난해 6월 마침내 한인회 통합이 이뤄졌고, 이는 가장 기억에 남는 일 중 하나”라고 밝혔다.
정 총영사는 재임 기간 중 외교적 의미가 컸던 사례로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한 텍사스 주의회의 상·하원 합동 결의안 채택을 들었다. 그는 2023년 3월, 부임 두 달 만에 직접 주의회를 찾아 결의안 채택을 촉구했고, 이는 미국 연방과 50개 주 의회를 통틀어 최초로 채택된 한미동맹 기념 결의안으로 기록됐다.
그는 재임 중 두 권의 저서도 출간했다. ‘나는 텍사스 1호 영업사원입니다‘와 ‘텍사스로 가자‘를 통해 한국 기업의 텍사스 진출과 산업 생태계에 대한 정보를 공유했다. 특히 ‘텍사스로 가자‘는 한국 최초로 텍사스 산업을 분석한 책으로, 현지 진출을 고려하는 기업에 실질적인 전략과 방향을 제시했다.

정 총영사는 텍사스 주정부 및 유관 기관과의 협력에도 힘썼다.
국제관계 및 경제위원회 청문회에 직접 참석하고, 텍사스 주 국무장관과 경제개발청장 등과 지속적으로 면담을 이어가며 실질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이러한 노력은 한텍사스 경제포럼, 한미우주포럼, 한미바이오포럼 등의 개최로 이어졌고, 양국 간 경제·기술 협력의 기반을 한층 강화하는 데 기여했다. 이는 휴스턴 총영사관만이 이뤄낸 대표적인 외교 성과로 꼽힌다.
한인사회와의 관계 구축에도 정 총영사는 남다른 애정을 기울였다.
정 총영사는“재외공관은 ‘원팀(One Team)’이 돼야 한다는 신념 아래, 현장에 답이 있다는 철학을 가지고 직원들과 함께 직접 뛰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재미동포는 한미동맹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며, 정부가 민간외교 차원에서 이들의 역량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미동맹은 어떤 정부가 들어서든 결코 흔들릴 수 없는 외교의 중추”라며 “미국 내 약 270만 명에 이르는 한인 동포는 그 한미동맹을 지탱하는 기초이자 전략적 자산”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정부 차원에서 동포사회의 축적된 역량과 자원을 체계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민간외교 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공관 내부 소통 문화도 그가 중시한 부분이다.
매월 ‘버거 데이’, ‘피자 데이’ 등 소소한 행사를 통해 직원들과 수평적이고 친밀한 조직 문화를 조성하고자 노력했다. 그는 “외교는 사람 간의 신뢰에서 출발하는 만큼, 공관 내부의 소통 역시 매우 중요하게 생각해왔다”고 설명했다.
귀국 후 계획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민간 경제외교에 집중할 예정”이라며 “한국 기업들이 텍사스를 비롯한 중남부 5개 주에 성공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돕는 일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총영사는 끝으로 다음과 같은 인사를 전했다.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바로 한미동맹의 주역입니다.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주시길 바랍니다.”
<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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