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일스소재 보석상 부부 돌연 잠적

779

계 등 돈거래를 한 피해자들 여기저기, 한인사회에 큰 파문

시카고 한인사회에서 오랫동안 보석상을 운영해 오던 L씨 부부가 하루아침에 비즈니스 문을 닫고 잠적해버려 시카고 한인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이 부부와 돈거래를 해 왔던 다수의 한인들이 피해를 봤다며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피해자들은 수천, 수확만 달러에서부터 많게는 10만 달러가 넘는 금액을 빌려주고 받지 못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보석상은 아씨플라자 안에서 비즈니스를 시작해 수 년간 운영해 오다가 작년 나일스의 H마트 안으로 이전해 새롭게 비즈니스를 꾸려왔다.

문제는 새로 이전했지만 비즈니스 운영이 난관에 부딪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부는 주위 한인들에게 조금씩 돈을 꾸기 시작해 이런 사단이 났다는 지적이다.

마트 안에서 만난 익명의 한 피해자는 “7만 달러 정도 피해를 입었다”며 “몇 천 달러 혹은 만 달러 등 수차례에 걸쳐 돈을 빌려줬다”고 말했다.

이 부부는 지난 13일 아침 일찍 스토어 내부의 물건들을 정리했으며 주위의 한인 비즈니스들이 이날 오픈할 시각에는 이미 스토어는 텅 빈 상태였다.

한 지인은 “일요일 아침에 몽고 사람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밴에 물건을 옮기는 것을 봤다”고 전했다.

보석상 옆쪽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한인들은 한결같이 “12일 토요일 저녁 늦게까지도 스토어는 열려 있었다”면서 “다음 날 아침에는 가게가 텅 비어있어서 매우 놀랐다”고 말했다.

피해자들 중에는 오랜 기간 이 부부와 돈거래를 하던 은퇴한 연장자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시로 주위 한인들로부터 돈을 꾸고 이후 이자를 계산해 지불해 오던 중 돈줄이 막히면서 갑자기 잠적해 버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있다.

올해 초에는 3만 달러짜리 계도 하다가 깨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 외에도 한인사회의 지인들로부터 돈을 계속 빌렸으나 갚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주택은 차압당해 최근에는 렌트로 들어갔으나 렌트비도 밀리는 등 재정적인 어려움을 주위에 토로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며칠 전만 해도 이 부부는 자녀들의 집에 머물며 보석상에 출근해 비즈니스를 운영해 왔다고 한 피해자는 전했다. 다른 피해자는 “아마 이 부부는 한국 아니면 타주로 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피해자들은 이 부부가 비즈니스를 오래 운영해 왔고 성장한 두 자녀까지 있으므로 안심하고 돈거래를 해왔으며 그렇게 쌓인 돈이 불어나면서 빚을 받아내기가 점점 힘들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피해자는 “내가 알기로는 마트쪽에는 문을 닫겠다고 말했으며 7월 말까지는 스토어를 비울 것을 마트쪽으로부터 통보받은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L씨 부부 중 남편은 사격협회 회장을 역임해 미주체전에서도 활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인들은 보석상에서 보석의 수리는 물론 시계 배터리도 바꿔주기도 했으며 두 부부가 항상 비즈니스를 지켜왔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은퇴한 한인 연장자들이며 빚을 받지 못하게 됨에 따라 망연자실한 상태였다.

최근 들어 시카고 지역 한인 비즈니스들이 인플레이션등으로 인해 사실상 운영난을 겪게 되면서 이런 불행한 사태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재정적 피해를 봤다는 한인은 “오죽했으면 야반도주를 했을까 하는 동정심도 가지만 서로 믿고 돈을 빌려 준 사람들에게 금전적 피해를 주고 갑자기 잠적한 것에 배신감도 느낀다”고 말했다.

<이점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