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호세 공원서 아들 살해한 아버지, 경찰 대치 끝에 사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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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fox news

캘리포니아 산호세의 한 공원에서 48세 남성이 9살 난 아들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뒤, 경찰을 유인해 대치하다 현장에서 경찰에 사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33년 경력 중 가장 충격적인 사건”이라고 밝혔다.

폴 조셉 산호세 경찰국장은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건의 상세 경위를 전하며 “끔찍함을 넘어선 참극”이라고 표현했다.

경찰에 따르면, 용의자 마테우스 지에르분(Mateusz Dzierbun·48·프리몬트 거주)은 지난 13일 오후 3시 23분경 산호세 캐탈디 공원(Cataldi Park)에서 911에 전화를 걸어 “아들이 괴한에게 흉기에 찔리고 있다”고 신고했다. 그러나 경찰이 도착해 확인한 결과, 실제로 아들을 공격한 사람은 바로 전화를 건 사람이었다.

조셉 국장은 “용의자는 911 통화에서 자신의 외모와 일치하는 가상의 범인을 묘사해가며, 경찰이 자신을 향해 총을 쏘게 하려는 계획을 짰다”며 “이 사건은 명백한 ‘자살 유도형 경찰 총격(Suicide by Cop)’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관들은 피범벅이 된 지에르분이 쓰러진 아들 위에 몸을 구부린 채 서 있는 모습을 목격했다. 그는 손에 커다란 칼을 들고 있었고 온몸은 피로 덮여 있었다.

조셉 국장은 “아이의 상처는 인간의 손으로 감히 상상할 수 없을 정도였다. 친부가 가한 공격이라 믿기조차 어렵다”고 전했다.

경찰은 지에르분에게 반복적으로 칼을 버리고 아들을 도울 수 있도록 허락하라고 요청했지만, 그는 이에 응하지 않았고 오히려 “자신을 쏴달라”는 취지의 발언을 수차례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비살상 무기 사용을 고려하던 중, 지에르분이 칼을 들고 일어나 경찰 쪽으로 돌진했고, 이에 경찰은 발포했다. 지에르분은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사망했다.

경찰은 즉시 아이에게 달려갔지만, 이미 숨진 상태였다. 아이의 얼굴은 반다나로 가려져 있었으며, 이를 걷어낸 경찰은 “그 상처를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조셉 국장은 “공원 한가운데서 아버지에게 살해당한 아들, 그리고 그 범행으로 경찰을 총격 상황으로 유인한 가해자. 이보다 더 끔찍한 사건은 내 기억에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에르분에 대해 현재까지 정신질환 진단 기록, 산호세 경찰과의 접촉 이력, 가정폭력이나 접근금지명령 등 어떠한 사전 전력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수사당국은 지에르분이 미국 내 여러 지역을 이동한 정황을 토대로 그의 행적을 추적하고 있으며, 왜 해당 공원을 범행 장소로 선택했는지, 범행의 구체적 동기가 무엇인지를 조사 중이다.

숨진 9세 아동의 신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심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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