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하원 특별위원회 지도부는 미국 내 국가안보를 우려하며, FBI가 중국 기술기업들이 제조한 생체인식 장비에 대한 제품 인증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7월 15일자 서한에서 존 뮬레나 의원(공화·미시간)과 라자 크리시나무시 의원(민주·일리노이)은 FBI 국장 캐시 파텔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현재 FBI의 ‘인증 제품 목록(Certified Products List)’에 중국 기업 32곳의 생체인식 제품이 올라 있다고 밝혔다. 두 의원은 “이들 중 상당수가 중국군 또는 감시산업과 연계된 기업”이라고 지적했다.
문제의 32개 기업 중에는 ‘항저우 하이크비전(Hikvision)’도 포함되어 있다. 하이크비전은 2019년 미 상무부의 제재리스트(Entity List)에 오른 바 있으며, 2021년에는 중국 군산복합체 연계 기업으로 지정됐다. 현재 FBI 인증 목록에는 하이크비전의 HK300 PIV 단일 지문 캡처 장비가 등재돼 있으며, 올해 1월 15일 인증을 받았다.
의원들은 “이러한 제품이 인증 목록에 포함되는 것은 FBI의 공식 보증을 의미하며, 해당 기업들은 이를 활용해 자사 제품을 FBI가 인정한 제품으로 마케팅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것은 해당 제품들이 신뢰할 수 있다는 잘못된 신호를 구매자에게 전달하며, 결과적으로 미국 정부기관이나 계약업체들이 보안상 위험을 안고도 이 장비를 도입하게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는 미국의 대중국 정책이 중국군 연계 기업에 대해 취하고 있는 입장과 상충되는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의원들에 따르면, 목록에 포함된 32개 기업 중 최소 14곳은 중국군 및 정보기관과 ‘우려스러운 연계’를 맺고 있다. 이 중 ‘베이징 하이사인(Beijing Hisign)’은 화웨이, 인스퍼(Inspur)와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두 기업 모두 미 국방부에 의해 중국 군산복합체 소속 기업으로 지정돼 있다.
FBI 인증 목록에는 하이사인의 지문스캐너 제품 여러 개가 등재되어 있으며, 가장 최근 인증은 2022년 1월에 이뤄졌다. 하이사인은 자사 웹사이트에서 자동 지문인식 시스템이 “ANSI/NIST 및 FBI가 정한 국제 표준에 부합한다”고 밝히고 있다.
또 다른 기업인 ‘선전 카마 바이오메트릭(Shenzhen Cama Biometric)’은 중국 공안부 인증을 받은 지문인식 기술을 군 및 군산복합체 응용 목적으로 홍보하고 있으며, 해당 기업의 CAMA-AFM360V3 모델은 지난해 6월 FBI 인증을 받았다.
‘베이징 아이쿨 테크놀로지(Beijing Eyecool Technology)’도 의원들이 문제삼은 기업 중 하나다. 이 회사는 과거 테크시노(Techshino)라는 이름으로 알려졌으며, 현재는 중국 공산당의 대규모 감시 시스템 ‘천망(Skynet)’을 구성하는 핵심 기술업체 중 하나로, 일부 도시에서는 하루 200만 건 이상의 얼굴 인식을 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 시스템은 중국 인민해방군(PLA)의 프로그램에도 활용되고 있다고 의원들은 주장했다. FBI는 2023년 6월, 아이쿨의 생체인식 장비에 대해 가장 최근 인증을 부여한 바 있다.
이 외에도 서한에는 충칭 후이판 테크놀로지(Chongqing Huifan Technology), 미악시스 바이오메트릭스(Miaxis Biometrics), 선전 도투 테크놀로지(Shenzhen Dotu Technology), 티링크 테크놀로지(Tlink Technology), 저장 웰콤 테크놀로지(Zhejiang Wellcom Technology) 등도 언급됐다.
두 의원은 FBI에 대해 “현재 인증 목록에 있는 중국 본사의 제품들을 전면 재검토하고, 이들 기업이 미국 정부의 제재 리스트, 보안 판정 목록에 해당되는지를 확인할 것”을 요청했다.
<심영재 기자>
[시카고 한인사회 선도언론 시카고 한국일보]
1038 S Milwaukee Ave Wheeling, IL 60090
제보:224.283.8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