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40년 만에 설탕 레시피 바꾼다
미국을 대표하는 음료 브랜드 코카콜라가 40년 만에 레시피를 바꾼다. 미국 내 제품에 그동안 사용하던 옥수수 시럽 대신, 사탕수수 추출 설탕인 케인슈가(cane sugar)를 넣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SNS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을 통해 “코카콜라와 논의한 끝에, 미국에서 판매되는 제품에 진짜 케인슈가를 사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게 그냥 더 낫다(It’s just better!)”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에 코카콜라 본사도 즉각 반응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열정에 감사하며, 곧 혁신적인 신제품에 대한 소식을 전하겠다”고 밝혔다.
코카콜라는 전 세계 200여 개국에서 하루 20억 잔 이상 판매되는 글로벌 음료 브랜드다. 국가별로 사용하는 원재료가 달라, 맛도 조금씩 차이를 보인다.
미국에서는 1985년부터 값싼 옥수수 시럽(HFCS)을 감미료로 써왔다. 자국 농가 보호를 위해 설탕 수입에는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옥수수에는 보조금을 지급하는 정부 정책 때문이었다.
반면 멕시코, 유럽, 호주 등 일부 해외 시장에서는 여전히 전통 방식대로 사탕수수 설탕을 사용해 왔다. 맛에 민감한 소비자들은 이 차이를 정확히 집어냈다. 멕시코산 콜라는 “더 깔끔하고 부드럽다”는 입소문을 타며 마니아층까지 형성됐다.
다만 두 감미료의 건강상 차이는 크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역시 “영양학적이나 안전성 측면에서 두 감미료 사이에 큰 차이는 없다”고 밝혔다.
관심은 정치적 여파로 옮겨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결정은 미국 옥수수 산업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미국 옥수수정제협회는 “이번 조치는 수천 개의 식품 제조업 일자리를 위협하고, 외국산 설탕 수입만 늘릴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콜라광’으로도 유명하다. 하루 12캔의 다이어트 콜라를 마신다고 알려져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결정이 단순한 취향을 넘어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명확한 성분 표시를 선호하는 소비자 흐름과 건강에 대한 관심, 그리고 정치적 계산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것이다. 한 식품 전문가는 “이번 변화는 코카콜라에 그치지 않고, 다른 식품업체들의 원료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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