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스포츠팀 명칭 복원 촉구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프로미식축구(NFL) 워싱턴 커맨더스와 메이저리그(MLB)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구단을 향해 “과거의 팀명으로 되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커맨더스가 요구를 거부할 경우, 새 구장 건설 계획에 제동을 걸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아침, 워싱턴 DC 인근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마친 후, 자신의 SNS 플랫폼인 ‘트루스소셜(Truth Social)’을 통해 “워싱턴 머시기들(The Washington ‘Whatevers)이라는 팀은 즉시 ‘워싱턴 레드스킨스’로 이름을 되돌려야 한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이어 “엄청난 요구가 쏟아지고 있다“며 “위대한 인디언 주민들이 대거 이를 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주장에 대해 뉴욕타임스 등 일부 언론은 “사실과 거리가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 커맨더스는 인종차별 논란에 따라 2020년 오랜 팀명이었던 ‘레드스킨스(Redskins)’를 공식 폐기했다. 이후 2년간 임시 명칭을 사용하다가 2022년부터 ‘커맨더스(Commanders)’라는 새 이름을 채택했다. ‘레드스킨’은 미국 원주민의 피부색을 비하하는 표현이라는 비판을 받아왔고, 이를 계기로 여러 후원사가 철수를 경고하면서 명칭 변경이 이뤄졌다.
클리블랜드 역시 2021년, 오랜 팀명이었던 ‘인디언스(Indians)’를 버리고 ‘가디언스(Guardians)’로 새출발했다. 이는 2020년 조지 플로이드 사건 이후 미국 사회 전반에 확산된 ‘인종차별 청산’ 흐름에서 나온 결정으로, 팀 로고였던 붉은 얼굴의 추장 ‘치프 와후’ 이미지도 이미 2019년에 사용이 중단됐다.
트럼프는 이 같은 명칭 변경 흐름에 대해 줄곧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그는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며 반감을 함께 드러냈다. 특히 이날에는 “워싱턴 구단이 이름을 바꾸지 않으면, 워싱턴 D.C. 내 새 홈구장 건설 협상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의 크리스 안토네티 구단 사장은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이미 몇 년 전 내린 결정에 따라 브랜드를 구축해 나가고 있고, 그 미래에 집중하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해 기존 방침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NFL 측에서는 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임 중이던 2017년에도 NFL 선수들의 ‘국기에 대한 경례 거부’를 문제 삼으며 이들을 퇴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에는 대학 스포츠계에서 성전환 선수의 여자부 경기 참여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문화·스포츠 분야에서 보수적 가치관을 반영하려는 움직임을 이어오고 있다.
<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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