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8월 1일 마감 시한을 앞두고 미국과 일본이 새로운 무역협정에 최종 합의했다고 지난 22일 발표했다. 그는 이번 협정이 “아마도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거래”라고 강조했다.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오랜 시간 동안 노력해왔고, 마침내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훌륭한 거래를 체결했다”며 “과거의 협정들과는 전혀 다르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 경력 전반에 걸쳐 일본을 포함한 동맹국들과의 불공정한 무역관계를 지속적으로 비판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트루스 소셜을 통해 이번 협정의 주요 내용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일본은 미국산 자동차와 트럭, 쌀 및 농산물 등 다양한 품목에 대해 시장을 개방하고, 미국에 대해 15%의 상호 관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만약 일본이 마감 기한 이전에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을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25%까지 인상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협정에 정통한 산업계 및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 협정을 통해 일본은 미국산 자동차에 부과되던 관세를 25%에서 15%로 인하받는 혜택을 얻게 된다. 토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 자동차 브랜드는 미국 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차종 중 하나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일본이 미국에 55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으며, 이 중 90%의 수익은 미국이 가져가게 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협정은 수십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며 “이런 거래는 전례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미국과 일본은 앞으로도 훌륭한 관계를 지속해 나갈 것이며, 지금은 미국에 매우 흥미로운 시기”라고 말했다.
이번 무역 협정은 일본의 정치 불안정 상황 속에서 이뤄졌다. 지난 20일,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이끄는 집권당은 상원에서 과반 의석을 상실했으며, 이는 지난해 10월 하원 상실에 이은 연이은 패배였다. 유권자들은 특히 무역 마감 시한에 대한 불안감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시바 총리는 23일 성명을 통해 이번 무역협정이 “양국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치적 분열이 심화된 일본 정부의 향후 방향은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만찬에서 “내일과 모레 유럽연합 대표단이 워싱턴을 방문해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그는 이달 초 EU 27개 회원국에 서한을 보내 8월 1일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수입품에 3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인도네시아 간 무역협정의 세부 내용을 공식 발표했다. 인도네시아는 미국산 수출품의 99%에 대해 관세를 0%로 인하하고, 비관세 장벽도 철폐하기로 했다. 반면, 인도네시아 제품에 대해서는 기존 32%에서 19%로 인하된 관세가 부과된다.
인도네시아는 또한 미국에 희귀 광물 및 농산물, 에너지, 보잉 항공기를 공급하기로 했으며, 강제노동 수입 금지 및 노조 활동 제한 규정 폐지를 포함한 노동개혁 조치도 함께 시행할 방침이다.
백악관은 이번 협정이 미국 경제에 약 500억 달러 규모의 가치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필리핀의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을 백악관에서 환영한 자리에서, 미국-필리핀 무역협정이 곧 최종 확정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해당 협정에 따라 필리핀은 미국산 제품에 대해 0% 관세를 적용하고, 미국은 필리핀산 수입품에 19%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르코스 대통령은 자신의 나라에서 존경받는 인물이며, 매우 유능한 협상가”라고 치켜세우며 “필리핀 국민들에게 따뜻한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이날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과의 8월 12일 무역협정 마감 시한은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중국과의 무역이 매우 건설적인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현재로서는 매우 긍정적인 분위기”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한 “이란과 러시아산 원유 제재 문제, 중국의 과잉 제조 문제, 그리고 소비 중심 경제로의 전환을 포함한 다양한 사안들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웨덴 울프 크리스터손 총리는 자국이 차기 미중 무역 협상의 개최국이 될 것이라고 소셜미디어 엑스를 통해 밝혔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CBS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미국은 중남미, 카리브해, 아프리카 소국들에 대해 10%의 기본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심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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