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볼티모어 지방법원 명령
▶ “재판 진행 부적절 상태”
자신의 모친을 포함한 한인 3명을 살해한 혐의로 펜실베니아주에서 체포된 케빈 안(31)씨에게 정신감정 명령이 내려졌다.
볼티모어 카운티 지방법원은 지난 21일 열린 첫 심리에서 케빈 안 씨가 재판을 받을 수 있는 상태인지를 평가하기 위한 정신감정을 명령했다. 안씨는 이날 ‘무슨 정황인지 이해하냐’는 판사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고, 국선 변호사가 안씨의 변호를 거부했다고 밝혔지만 그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안씨는 “침묵할 권리인 묵비권을 행사하겠다”며 “당신들은 당신들 할 일 하세요. 난 그냥 가만히 있을게요”라는 말만 반복했다. 이에 대해 마이클 풀러 검사는 “안씨는 정신감정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형사재판을 진행하기에 부적절한 상태로 보여 정신감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안씨는 정신감정 결과에 따라 정신병원으로 이송될 수 있고, 재판에서 정신질환에 의한 면책 가능성도 고려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모친을 살해한 후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지난 3월24일 펜실베니아에서 체포돼 4개월간 랭커스터 카운티 구치소에 구금 중이었던 안씨는 메릴랜드에서의 살인사건 재판을 위해 지난 18일 볼티모어 카운티 구치소로 송환됐다.
안씨는 3월 모친이 거주했던 볼티모어 카운티 오윙스 밀스 타운하우스에서 한인 집주인 임순덕(83)씨와 세입자 김인용(69)씨를 목 졸라 살해한 후 그들의 시신을 자살로 위장한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풀러 검사는 살해돼 질식사로 숨진 모친 현 안 씨의 사망 장소가 메릴랜드로 확인될 경우 세 번째 살인 혐의가 추가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2021년 안씨와 잠시 교제했던 펜실베니아주의 한 여성은 지역 언론을 통해 이번 사건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녀는 “그는 자신의 어머니에게 하루걸러 전화해 안부를 묻곤 할 정도로 매우 가까운 사이였다”며 “매우 친절하고 누군가를 해칠 것 같은 사람은 아니었다”고 증언했다.
<배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