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한인 1세대 사업가이자 미디어 선구자로 큰 족적을 남긴 배건재 회장이 향년 90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장례는 가족장으로 조용히 치러졌다.
경남 하동 출신인 고인은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재학 중이던 1956년, 21세의 나이로 미국 일리노이주 디케이터의 밀리킨(Millikin)대학교에 유학을 왔다. 이후 학업을 마치고 직장 생활을 거쳐, 1973년 제약회사를 차리며 사업가의 길로 들어섰다.
특히 고인이 설립한 ‘Bay’ 제약회사는 이후 독일의 글로벌 제약사 ‘바이엘(Bayer)’에 인수되면서 큰 자산을 일궜고, 이를 바탕으로 그는 방송, 금융, 숙박, 레저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다.
미주 내 다수의 TV 채널과 FM 라디오 방송에 투자했으며, 포스터은행, 퍼플호텔, 맥헨리 골프장 등을 운영했다.
1990년대 후반부터는 시카고 포스터 길에 위치한 본인의 포스터은행 건물 2층에서 ‘KBC 한미TV’를 운영하며, 공중파와 케이블을 통한 한인 방송을 제작·송출했다. 이 방송은 당시 이민자들에게 고국 소식과 로컬 뉴스를 전하는 창구 역할을 해왔다. 고인은 시카고 한인 미디어의 초석을 놓은 인물로도 평가받는다.
KBC TV는 몇 년 전부터 시카고 한인사회 내 사업을 중단했으며, 고인은 최근들어 외부 활동을 줄이며 자택에서 조용히 여생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점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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