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트럼프에 ’MASGA’ 제안으로 관세 피하기 총력…미국 “강한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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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NurPhoto_Getty Images

한국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25% 관세 부과를 피하기 위한 마지막 협상 카드로 대규모 한미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이른바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MASGA)’ 구상이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번 프로젝트는 수십억 달러 규모로 구상됐으며, 미국 측이 조선 산업에 ‘강한 관심’을 보이면서 실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관련 보도에 대해 공식 언급을 피했지만, 대통령실은 27일 성명을 통해 “미국 측의 조선업에 대한 강한 관심을 확인했으며, 양국이 조선 협력을 포함한 상호 수용 가능한 조건을 마련하기 위해 함께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시아 주요국들이 미국과 무역 협정을 잇따라 체결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 미국의 관세 폭탄을 피하기 위해 마지막 협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은 최근 유럽연합(EU)과 자동차를 포함한 대부분의 수출품에 15% 관세를 부과하는 합의에 도달했으며, 앞서 일본과도 비슷한 협정을 맺었다. 이로 인해 아시아 4위 경제대국인 한국도 협상 타결에 대한 압박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 현재 내부 정치 혼란으로 협상 진전이 늦어진 상태지만, 중국과 더불어 아직 협정을 체결하지 못한 몇 안 되는 주요 아시아 국가 중 하나다. 인도 역시 협상 중인 상태다.

이번 주에는 한국의 경제·외교 수장들이 미국 측 카운터파트와 마지막 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설정한 8월 1일 기한 전까지 합의를 도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협상에는 조선업 외에도 한국 농업시장 추가 개방과 미국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펀드 조성도 논의 중이다. 일본은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총 5,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펀드를 설정하고, 자동차 관세를 15%로 낮추는 데 합의한 바 있다. 한국 역시 유사한 구조를 바탕으로 자동차를 포함한 품목의 관세를 15%로 조정하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다만 농산물 시장 개방은 한국 새 정부에 민감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과거 미국산 쇠고기 수입 개방은 전국적인 촛불 시위를 불러왔고, 쌀 수입 확대 논의는 더 큰 저항에 부딪힐 수 있다.

협상이 무산될 경우,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한국 GDP가 최대 1.7%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시장 불안과 불확실성으로 인한 피해가 이보다 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한국의 수출은 GDP의 40% 이상을 차지했다.

<김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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