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삼성과 165억 달러 규모 차세대 AI칩 계약 체결…“AI·로봇 핵심 파트너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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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

테슬라가 삼성전자와 165억 달러(약 22조 8,000억 원) 규모의 차세대 인공지능(AI) 칩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28일 자신의 X(구 트위터) 계정을 통해 “삼성의 텍사스 대형 신규 반도체 공장이 테슬라의 차세대 AI6 칩 생산에 전념하게 될 것”이라며 “이 전략적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밝혔다.

테슬라의 AI6 칩(일명 하드웨어 6)은 운전자 보조 시스템 ‘완전 자율주행(FSD, 감독하에)’부터 인간형 로봇 ‘옵티머스(Optimus)’, 그리고 데이터센터의 고성능 AI 학습까지 모두 아우르는 올인원 칩으로, 테슬라가 차세대 사업 확장을 위해 개발 중인 핵심 기술이다.

머스크는 이번 AI6 칩 생산은 삼성과 진행하지만, 한 세대 전인 AI5 칩은 대만의 TSMC와 협력해 설계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AI5 칩은 주로 완전 자율주행 기능용으로 설계됐으며, 초기 생산은 TSMC의 대만 공장에서 시작해 이후 미국 애리조나 공장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삼성은 이전 세대인 A14 칩도 생산 중이다.

이번 계약은 삼성에게도 큰 전환점이다. 최근 몇 년간 삼성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부문에서 주요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왔는데, 테슬라라는 대형 고객사를 유치하며 반격의 계기를 마련했다. 머스크는 “계약 금액 165억 달러를 초과 지출하게 될 가능성도 크다”며 “실제 생산 규모는 이보다 몇 배 더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머스크는 “삼성이 테슬라에 제조 효율 극대화를 위한 협조를 허용했다”며 “이 공장과 내가 살고 있는 집이 멀지 않아, 내가 직접 공장을 오가며 생산 속도를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테슬라는 지난 2019년부터 엔비디아(Nvidia)의 드라이브 플랫폼에서 자사 맞춤형 칩으로 전환했다. 당시 출시된 하드웨어 3(FSD 컴퓨터)는 삼성에서 제조됐으며, 자동운전에 필요한 이중 안전 설계를 위해 동일한 시스템이 한 보드에 나란히 탑재된 것이 특징이다.

이후 테슬라는 맞춤형 칩 개발에 더욱 집중해왔고, 이번 AI 칩 계약은 단순한 전기차 제조사를 넘어 AI·로봇 기업으로 변신하려는 테슬라의 전략 중심에 있다.

<김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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