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미국인 수잔 최 ‘플래시라이트’, 英 부커상 후보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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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부커상 롱리스트에 오른 수잔 최 작가의 '플래시라이트(Flashlight)' 표지. 인스타그램 제공.

2025 부커상 롱리스트, 수상작 11월 발표

올해 부커상 롱리스트에 한국계 미국인 수잔 최(Susan Choi) 작가의 소설 ‘플래시라이트(Flashlight)’가 이름을 올렸다. 부커상은 영어로 쓰여진 소설 중 최고의 작품을 선정하는 권위 있는 문학상이다. 최 작가는 이번에 두 번째로 롱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최 작가는 1969년 인디애나주 사우스 벤드에서 한국인 아버지와 유태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9살 때부터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자랐다. 1990년 예일대학교에서 문학사 학위를 취득한 후, 코넬대학교에서 예술창작석사(MFA) 학위를 받았다. 졸업 후에는 뉴욕 잡지사에서 일하며 글쓰기와 편집 경험을 쌓았다. 현재 예일대학교에서 문예창작을 가르치며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최 작가는 첫 번째 소설인 ‘외국인 학생(The Foreign Student, 1998)’으로 등단했고, 이후 ‘미국여자(American Woman, 2003)’, ‘용의자(A Person of Interest, 2008)’, ‘신뢰 연습(Trust Exercise, 2009)’ 등을 발표하며 꾸준히 활동해왔다. 특히 ‘신뢰 연습’는 그의 문학적 성취를 인정받아 부커상 후보에 올랐다.

이번 부커상 롱리스트에 포함된 ‘플래시라이트’는 한 고립된 인물의 내면을 탐구하며, 인간 관계의 복잡성과 고독을 그린 작품이다. 소설은 일본 해변에서 아버지와 함께 걷던 10살 소녀 루이사(Louisa)가 아버지의 실종 후 깊은 상실과 외로움을 겪으며 성장하는 이야기다. 루이사는 상실에 대한 깊은 고뇌와 함께, 내면에 숨겨진 진실과 마주하며, 이를 통해 독자에게 인생의 복잡한 감정과 정체성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최 작가는 ‘플래시라이트’에서 한국과 일본 사이의 역사적 갈등을 소설 속에 녹여내며, 아버지 서크(Serk)의 캐릭터를 통해 민족적, 국가적 정체성에 대한 문제를 탐구한다. 서크는 일본에서 자란 한국계 인물로, 한국과 일본 간의 역사적 긴장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려 애쓰는 인물이다. 수잔 최는 자신의 한국계 미국인으로서의 경험을 이 작품에 담아내며, 가족과 고립된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부커상 심사위원들은 ‘플래시라이트’에 대해 혁신적인 이야기 방식과 뛰어난 언어 구사로 독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고 평가했다.

부커상 2025년 롱리스트에는 수잔 최 작가 외에도 마리아 레바(Maria Reva)의 ‘엔들링(Endling)’, 키란 데사이(Kiran Desai)의 ‘소니아와 써니의 고독(The Loneliness of Sonia and Sunny)’ 등 다양한 작품들이 올랐다. 부커상 최종 수상자는 11월 10일 런던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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