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고민주공화국에서 기독교인 49명 살해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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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fox new

교황 레오 14세 강력히 규탄

교황청과 미 국무부, 유엔, 그리고 대표적인 기독교 단체가 모두 콩고민주공화국(DRC)에서 발생한 기독교인 대상 테러를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유엔은 이번 공격으로 최소 49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나이지리아와 콩고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 의해 벌어진 일련의 대량 학살 중 가장 최근에 발생했다. 유엔에 따르면 ‘이슬람국가(IS)’와 연계된 제재 대상 반군 조직인 ‘동부민주군(ADF)’ 소속 반군들이 동부 코만다(Komanda) 마을의 한 교회에 난입해 예배 중이던 기독교인들을 마체테와 칼 등으로 잔혹하게 공격했다.

이 공격은 지난 27일 새벽 1시경, 평화를 기원하는 철야 기도 중인 교인을 대상으로 자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반군은 인근 주택도 불태웠으며, 사망자 중 9명은 어린이로 파악됐다. 여러 명의 마을 주민도 납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폭스뉴스 디지털에 “미국은 2021년 ‘동부민주군’을 ‘이슬람국가-콩고(ISIS-DRC)’로 지정하고 테러조직으로 분류했다”며 “이번 민간인 대상 공격 보도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기독교인들이 예배 중이던 장소에서 벌어진 이 비열한 폭력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레오 14세 교황 또한 이번 사건을 강하게 규탄했다. 교황은 “이 순교자들의 피가 콩고 국민을 위한 평화와 화해, 형제애와 사랑의 씨앗이 되기를 기도한다”고 밝혔다. 한 바티칸 추기경은 “교황께서는 이번 공격 소식에 큰 충격과 깊은 슬픔을 느끼셨다”고 전했다.

유엔 콩고안정화임무단(MONUSCO) 역시 “이번 참혹한 폭력 행위는 국제 인도법과 인권을 중대하게 침해한 것”이라며 깊은 분노를 표명했다.

기독교 박해 감시 단체인 오픈도어즈(Open Doors)의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수석 연구원 일리아 자디는 “이번 학살은 단순한 테러가 아니라 전략적인 행위”라며 “ADF는 DRC의 상당 지역을 2014년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IS가 만들었던 이슬람 칼리프 국가처럼 만들려는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자디는 폭스뉴스 디지털과의 29일 통화에서 “이슬람국가 관련 조직들이 이 지역 전역에 퍼져 있음에 따라,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는 이제 지하디즘의 새로운 중심지가 됐다”고 밝혔다. 이 지역은 무슬림 인구가 소수이며, 전체 인구의 80~95%가 기독교인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월에도 콩고민주공화국 내 한 교회에서 70명의 기독교인이 참수된 사건이 있었다. 나이지리아의 상황은 더 심각하며, 교황은 6월 13일 베니우주(Yelewata, Benue State)에서 “약 200명이 극도의 잔혹함 속에 살해당했다”고 바티칸 군중 앞에서 밝혔다.

오픈도어즈 인터내셔널의 2025년 세계 박해지수(WWL)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신앙을 이유로 살해된 4,476명의 기독교인 중 3,100명(약 69%)이 나이지리아에서 발생했다.

자디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재한 콩고민주공화국-르완다 간 평화협정 이후에도 동부 지역 기독교인들은 여전히 위협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M23 반군과 관련해 DRC와 르완다 간 평화 조정을 이끌었지만, 정부군이 도시 지역에서 M23을 막는 데 집중하느라 농촌 지역이 방치되고 있다”며 “그 결과, ADF가 아무런 제지 없이 수백 명의 민간인을 학살하고 있으며, 특히 기독교인이 주요 표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디는 “종교나 민족에 관계없이 국민을 보호하는 것은 콩고 정부의 1차적 책무”라며 “ADF의 무차별 학살이 계속된다면, 그 결과는 상상하기조차 두렵다”고 경고했다.

<심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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