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AI 칩 불법 수출한 중국인들 체포, 최대 20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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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kub Porzycki_게티 이미지

미 법무부는 6일, 미국에 거주 중인 중국 국적자 두 명이 엔비디아(NVIDIA)의 AI 칩을 포함한 수천만 달러 규모의 첨단 기술 제품을 중국에 불법 수출한 혐의로 체포됐다고 밝혔다.

체포된 인물은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쩐 겅(28)과 양스웨이(28)다. 이들은 2022년 10월부터 올해 7월까지 수출 허가 없이 민감 기술 제품을 중국으로 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이들이 불법으로 수출한 제품 중에는 엔비디아의 ‘H100’ 칩도 포함돼 있다. H100은 인공지능 분야에서 가장 앞선 성능을 자랑하는 칩 중 하나로, 미국 정부는 2022년부터 중국의 첨단 반도체 접근을 차단하기 위해 해당 제품을 수출 통제 품목에 지정한 바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두 사람은 ‘ALX 솔루션스(ALX Solutions)’라는 회사를 운영하면서 말레이시아를 경유해 칩을 중국으로 우회 수출한 정황이 포착됐다. 압수된 휴대전화에서는 수출 통제를 회피하는 방법에 대해 논의한 메시지들이 발견됐으며, 실제로 2024년 12월을 전후해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물류 회사를 통해 20건 이상의 배송이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수출 대상인 미국 내 기업들 로부터는 대금을 받지 않았고, 대신 홍콩과 중국에 기반을 둔 업체들로부터 돈이 송금된 사실이 확인됐다.

엔비디아 측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당사는 잘 알려진 OEM 파트너를 통해 제품을 판매하며, 모든 거래는 미국 수출통제 규정을 준수한다”며 “불법 유통된 제품에는 기술 지원이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제공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들은 ‘수출통제개혁법(Export Control Reform Act)’ 위반 혐의로 기소됐으며, 유죄 판결 시 최대 20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 특히 양스웨이는 비자 기간을 초과해 미국에 불법 체류 중이었던 사실도 추가로 적발됐다.

이번 수사는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BIS)과 연방수사국(FBI)이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최근 엔비디아 칩 등 첨단 반도체의 불법 유출은 워싱턴 정가에서도 주요 안보 사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수출 규제를 강화한 이후에도 약 10억 달러 규모의 엔비디아 칩이 중국에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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