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더 김 바렛 예비 후보 막말 파문
1세 이민자 향한 조롱성 표현에 한인 사회 반발 “도 넘은 모욕”
캘리포니아 제40지구 연방 하원의원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예비후보 에스더 김 바렛(Esther Kim Varet)이 공화당 현역 영 김(Young Kim) 하원의원에게 격한 언어 표현을 사용해 논란이 되고 있다.
바렛 예비 후보는 지난 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단속 정책을 비판하는 글을 올리면서, 영 김 의원을 향해 “영어도 제대로 못하는 ESL 꼭두각시(English as a Second Language puppet)”, “우리 커뮤니티의 유다(배신자)”, “사기꾼” 등 과격한 표현을 사용했다.
특히 문제가 된 부분은 김 의원의 억양과 영어 능력을 조롱한 대목이다. 한인 사회를 대표하는 현직 의원에게 “논리적인 문장 하나도 말하지 못한다”고 폄하한 이 발언은, 곧바로 1세 한인 이민자 전체에 대한 조롱으로 받아들여지며, 한인 사회와 타이민자 커뮤니티 내에서도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공화당 전국위원회(NRCC)도 성명을 내고 바렛 후보를 강하게 비난했다. 크리스찬 마르티네스 NRCC 대변인은 “극단적인 표현과 인신공격으로 주목을 받으려는 비열한 행위”라며 “한인을 대표하겠다는 인물이 같은 한인을 향해 혐오 발언을 퍼붓는 현실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고 지적했다.
바렛 후보는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태어난 한국계 2세로, 예일대를 졸업하고 컬럼비아대에서 미술사 박사 학위를 받은 엘리트 출신이다. LA, 댈러스, 서울 등에서 갤러리를 운영하며 문화계에서도 활동해 왔다. 그는 출마 선언 당시 “이중 언어 능력과 글로벌 감각을 갖춘 한인 여성이 지역을 대표해야 한다”고 밝혔지만, 이번 논란으로 한인 사회 내 신뢰에 큰 타격을 입었다는 평가다.
시카고한인회 허재은 회장은 “바렛 예비후보의 이번 발언은 단순한 실언이 아니라, 우리 이민 사회를 깊이 모욕한 매우 부적절한 표현”이라며 “미국 사회에 정착하기 위해 온갖 어려움을 견뎌낸 1세 이민자들의 헌신과 노력은 누구보다 먼저 존중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오늘날 2세, 3세가 미국 주류 사회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1세대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한인 커뮤니티의 정체성과 역사를 올바르게 계승하고, 세대 간 존중과 소통을 통해 더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선거는 정책과 비전으로 경쟁해야지, 같은 한인을 향한 인신공격과 허위 비방으로 상대를 깎아내리는 방식은 절대 용납될 수 없다”며 “이런 퇴행적인 정치 행태는 커뮤니티 전체에 해악을 끼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영 김 하원의원은 본보와의 서면 연락을 통해 “저의 억양은 제가 걸어온 여정의 일부이며, 이는 수많은 이민자들의 삶과 이야기를 담고 있다”며 “저는 제 정체성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다음 세대를 위해 아메리칸 드림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 캠프 측도 “이민자 출신 정치인을 향한 조롱과 비하 발언은 명백히 선을 넘은 공격”이라며 “모든 이민자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발언에 강력히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한국계 3선 의원인 영 김 연방하원의원은 올해 1월 시작된 119대 의회에서 외교위원회 동아시아·태평양 소위원장으로 임명됐다. 지난 118대 의회에서는 인도·태평양 소위원장을 맡아 활동했다.
<윤연주 기자>

사진: 바렛 예비 후보가 지난 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에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단속 정책을 비판하는 글을 올리며, 영 김 의원을 향해 “영어도 제대로 못하는 ESL 꼭두각시(English Second Language puppet)”, “우리 커뮤니티의 유다(배신자)”, “사기꾼” 등 과격한 표현을 사용했다. 인스타그램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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