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술 소비량 역대 최저치 기록…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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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자료사진

젊은 층 중심으로 음주율 급감

미국 내 술 소비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 술을 마신다고 응답한 미국 성인은 전체의 5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여론조사 기관인 갤럽이 1939년부터 실시해 온 관련 조사 중 가장 낮은 수치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음주율 감소의 배경이다. 단순한 기호 변화가 아닌 ‘적당한 음주조차 건강에 해롭다’는 인식이 미국 사회 전반으로 퍼지면서 술 소비에 대한 태도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갤럽이 지난 7월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53%는 ‘적당한 음주도 건강에 해롭다’고 답했다. 이는 2015년의 28%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특히 18세에서 34세 사이 젊은 층에서는 3분의 2가 이같이 응답해 세대 간 인식 차이를 보여줬다. 55세 이상에서도 음주의 건강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져, 2015년 20%에서 올해는 50%로 크게 늘었다.

이 같은 인식 변화에는 최근 과학적 연구들이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과거엔 하루 한두 잔의 술이 심장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알코올이 암을 비롯한 다양한 질병의 주요 원인이라는 연구가 잇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보건당국은 맥주나 와인 병 등에 암과의 연관성을 명확히 표기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음주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술을 마시는 사람들조차 음주량과 빈도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24시간 내 술을 마셨다고 응답한 비율은 전체의 25%에 그쳤으며, ‘적당한 음주가 건강에 해롭다’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실제 음주 빈도가 낮은 경향을 보였다.

여성이나 젊은 층에서는 음주율이 특히 낮았으며, 이는 이전 최저치였던 1958년에 55%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갤럽 측은 “건강에 대한 인식 변화가 음주 문화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며 “특히 젊은 세대는 과거와 달리 처음부터 ‘음주는 해롭다’는 메시지를 접하면서 자라왔기 때문에 이를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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